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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 반평생 지내온 파리에서 영면, “손을 놓아주겠으니 하늘에서 평안히”

윤정희 반평생 지내온 파리에서 영면, “손을 놓아주겠으니 하늘에서 평안히”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1-31 04:09
업데이트 2023-01-3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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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고(故)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30일(현지시간) 반평생을 살아온 프랑스 파리 인근 뱅센에서 영면에 들었다.. 사진은 고인이 안치된 납골당 모습. 벵센  연합뉴스
영화배우 고(故)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30일(현지시간) 반평생을 살아온 프랑스 파리 인근 뱅센에서 영면에 들었다.. 사진은 고인이 안치된 납골당 모습.
벵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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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고(故) 윤정희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7·오른쪽)가 고인을 프랑스 파리 외곽 뱅센의 묘지에 안치한 뒤 딸 진희(46) 씨와 함께 걸어 나오고 있다.  벵센 연합뉴스
영화배우 고(故) 윤정희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7·오른쪽)가 고인을 프랑스 파리 외곽 뱅센의 묘지에 안치한 뒤 딸 진희(46) 씨와 함께 걸어 나오고 있다.
벵센 연합뉴스
30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동편 외곽 뱅센 노트르담 성당에서 배우 고(故) 윤정희의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다.  벵센  뉴스1
30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동편 외곽 뱅센 노트르담 성당에서 배우 고(故) 윤정희의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다.
벵센 뉴스1
고인의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울음을 억지로 참자 딸 진희 씨가 부축하고 있다. 벵센  뉴스1
고인의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울음을 억지로 참자 딸 진희 씨가 부축하고 있다.
벵센 뉴스1
영화배우 고(故)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30일(현지시간) 반평생을 살아온 프랑스 파리 근교 뱅센에서 영면에 들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7)와 외동딸 진희(46) 씨, 진희 씨의 아들 등 유족은 이날 오전 뱅센 노트르담 성당에서 고인과 마지막 작별을 나눴다. 장례식에는 유족과 친지 외에 고인의 마지막 출연작이 된 영화 ‘시(詩)’를 연출한 이창동 감독과 최재철 주프랑스 한국 대사, 이일열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 60여명이 참석했다.

진희 씨는 고인의 친구 두 명에 이어 장례 미사의 연단에 올라 프랑스어로 추도사를 낭독하기 전 흘러내리는 눈물을 몇 번이나 삼켰다. 그는 “나의 어머니는 나의 정신적인 구세주였다”며 “손을 놓아주겠으니 하늘에서 평안히 지내달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하는 진희 씨는 2019년부터 파리 외곽 자택 근처에 거처를 마련해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는 고인을 돌봐왔다.

고인이 잠들어 있는 목관은 가브리엘 포레의 레퀴엠 작품 48에 수록된 제7번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성당에 들어와 지인들이 보낸 꽃으로 둘러싸인 안치대에 놓였다. 장례식은 고인의 손자이자 진희 씨의 아들이 목관 옆에 놓인 촛불을 밝히며 시작됐고, 조문객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와 관에 성수를 뿌리며 마무리했다.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이어진 미사가 끝나고 고인의 유해는 인근 화장터로 옮겨졌으며, 이날 오후 중으로 성당 인근 묘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백건우는 운구차의 문이 닫히고 나서도 금방 눈물을 터뜨릴 듯한 표정으로 한참을 바라봤고, 차가 코너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화장을 마친 유골은 이날 오후 4시쯤 성당 인근 묘지 납골당에 안치됐다. 납골당에 유골함을 넣고 문을 닫을 때는 백건우, 딸 진희 씨 등 가족과 이창동 감독 등 작은 인원만이 함께했다.

납골당에는 고인의 이름, 태어난 연도와 사망한 연도(1944∼2023)가 적힌 금빛 명패가 붙었다. 그곳에는 ‘윤정희’가 아니라 ‘미자 백, 구성(舊姓·결혼 전 옛 성)은 손’이라고 프랑스어로 적혀 있었다. 프랑스에서 결혼한 여성은 남편의 성을 따른다.

여러 유골함을 함께 모시는 납골당에는 고인이 처음 들어가 주변은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주변은 고인을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 지인들이 보낸 꽃들로 금방 채워졌다.

이날 장례 미사에는 딸 진희 씨와 성년후견인 소송으로 갈등을 겪던 고인의 막냇동생 손미현 씨도 참석했는데 형부 백건우나 조카 진희 씨와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프랑스에 살고 있다는 미현 씨는 큰 언니의 별세 소식을 기사로 접했고, 장례식 장소와 시간도 스스로 알아보고 찾아왔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1960∼1970년대 한국 영화를 화려하게 수놓은 국내 1세대 여배우였던 고인은 10여년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다 지난 19일 파리 외곽의 한 병원에서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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