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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고 싶었던 틀, 그 한계를 넘어 ‘정책가’ 백남준의 비전을 보다

깨고 싶었던 틀, 그 한계를 넘어 ‘정책가’ 백남준의 비전을 보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2-10-16 17:40
업데이트 2022-10-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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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아트센터,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

1968~1979년 3편 모티브로 전시
‘교육·미디어 미래’ 고민의 결과물
“새 미디어가 변화시킬 정책 제시”
3채널 비디오 설치작 ‘걸리버’ 등
미공개 작품들 대여 처음 공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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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는 예술가이자 정책가로서 백남준을 펼쳐 보인다. 타자기 앞에 앉은 백남준을 전시의 대표 이미지로 내세운 건 그가 1974년에 작성한 ‘후기 산업사회를 위한 미디어 계획’ 보고서를 토대로 그의 정책가적 면모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는 예술가이자 정책가로서 백남준을 펼쳐 보인다. 타자기 앞에 앉은 백남준을 전시의 대표 이미지로 내세운 건 그가 1974년에 작성한 ‘후기 산업사회를 위한 미디어 계획’ 보고서를 토대로 그의 정책가적 면모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동시에 엔지니어인 새로운 예술가 종족의 선구자’, ‘아주 특별하고 진정한 천재이자 선견지명 있는 미래학자’. ‘백남준’이라고 하면 헝클어진 머리와 TV와 라디오 등 미디어 기기를 이용한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가 딱 떠오른다.

해외에서는 단순한 예술가를 넘어서는 ‘추앙’을 받는다. 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는 그가 깨고 싶었던 틀이 무엇이었는지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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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는 예술가이자 정책가로서 백남준을 펼쳐 보인다. ‘걸리버’(2001)는 미디어의 과거와 미래를 가늠한다.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는 예술가이자 정책가로서 백남준을 펼쳐 보인다. ‘걸리버’(2001)는 미디어의 과거와 미래를 가늠한다.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이번 전시회는 제목 그대로 백남준이 1968년부터 1979년 사이에 미국에서 영어로 작성한 보고서 ‘종이 없는 사회를 위한 확장된 교육’(1968), ‘후기 산업사회를 위한 미디어 계획’(1974), ‘PBS 공영 방송이 실험 비디오를 지속하는 방법’(1979) 3편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백남준은 미국의 사회학자 대니얼 벨의 ‘후기 산업사회의 도래’라는 책을 비롯해 인류학자, 경제학자, 미래학자의 저서와 보고서 등을 탐독하며 교육과 미디어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고 대표적인 결과가 이 세 편의 보고서다.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보고서를 보면 예술 형식으로서 미디어 아트만이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가 변화시킬 사회의 모습과 이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번 특별전에서는 예술가뿐만 아니라 정책가로서의 백남준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는 예술가이자 정책가로서 백남준을 펼쳐 보인다. 로봇이 꽃가마를 탄 모습인 ‘꽃가마와 모터사이클’(1995)은 미디어의 과거와 미래를 가늠한다.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는 예술가이자 정책가로서 백남준을 펼쳐 보인다. 로봇이 꽃가마를 탄 모습인 ‘꽃가마와 모터사이클’(1995)은 미디어의 과거와 미래를 가늠한다.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보고서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문서 중심의 아카이브 전시라고 짐작하겠지만 전시회에서는 백남준의 작품을 시대별로 구분하지 않고 보고서에서 다루고 있는 비전과 생각을 중심으로 전시해 놓고 있다. 특별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맞닥뜨리게 되는 ‘걸리버’는 백남준이 2001년에 제작한 가로 3m, 세로 4m 크기의 3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이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착안해 오래된 TV와 라디오로 누워 있는 걸리버를 만들고 18대의 작은 로봇으로 소인국 사람들을 표현했다.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는 예술가이자 정책가로서 백남준을 펼쳐 보인다. 로봇이 모터사이클을 탄 모습인 ‘꽃가마와 모터사이클’(1995)은 미디어의 과거와 미래를 가늠한다.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는 예술가이자 정책가로서 백남준을 펼쳐 보인다. 로봇이 모터사이클을 탄 모습인 ‘꽃가마와 모터사이클’(1995)은 미디어의 과거와 미래를 가늠한다.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이번 특별전에서는 전시 취지에 맞춰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작품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롯데칠성, 개인 소장가들에게서 작품을 대여해 그동안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까지 감상할 수 있다. 특히 1995년 광복 50주년 기념으로 롯데칠성에서 주문해 제작한 작품인 ‘꽃가마와 모터사이클’은 그동안 롯데칠성음료 대전공장 내부에서만 전시됐다가 27년 만에 외부에 공개됐다. 꽃가마를 탄 로봇과 모터사이클을 탄 로봇을 나란히 놓은 구성은 오래된 미디어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한번에 볼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괴테의 평생 역작인 ‘파우스트’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나의 파우스트-자서전’이란 작품은 예술, 교육, 농업, 건강, 교통, 통신 등 13개 주제어에 따른 작품 13점을 망라한 것으로 백남준이 예술가로서 보여 주고 싶어 했던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26일까지.



유용하 기자
2022-10-1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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