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31.7%↓
‘애플효과’ TSMC는 매출 48% 급증
지난해 미국 인텔을 누르고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에 오른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대만 TSMC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분야인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말 TSMC가 매출에서 삼성전자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시장 예측도 현실화하는 분위기다.파운드리 첨단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왼쪽)와 대만 TSMC. 서울신문 DB
문제는 뒷걸음질친 영업이익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1.73% 하락했고, 2분기와 비교하면 23.4%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하락은 공급망 대란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에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분기보다 각각 10∼15%, 13∼18%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3분기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7조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DS부문이 2분기 영업이익 9조 98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0%가량 급감한 규모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열린 직원 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반도체) 매출 가이던스(기업 전망치)를 4월 전망치보다 30%가량 낮췄다”며 메모리 한파가 지속될 것임은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TSMC는 3분기 매출이 6130억 대만달러(약 27조 3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 급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6030억 대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실적으로,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4’ 출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14 프로. AP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은 “TSMC 외에 다른 칩(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재고가 쌓이고 주문이 데이터센터와 세트업체 고객에 의해 줄어들면서 더 어려운 시장에 직면해 있다”라면서 “TSMC의 실적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상황에서 일부 전자제품(애플 아이폰)에 대한 수요 회복에 힘입어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심각한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