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정진석 위원장, 신선감 떨어져
이 전 대표 추가 법적 대응 자제해야
국민의힘이 7일 의원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장에 5선 정진석(왼쪽) 국회부의장을 추대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 대표직무대행과 정 부의장이 얘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연합뉴스
비대위가 새로 꾸려졌다고는 하나 물망에 오른 인사들이 죄다 고사하는 바람에 결국 친윤계의 정 국회부의장이 비상대책의 키를 쥐게 된 상황도 모양새가 썩 좋지 않다.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주도권 다툼이 내분의 배경인 마당에 권성동 원내대표 등 윤핵관이 2선으로 물러난다 해도 친윤 진영의 맏형이 비대위를 책임지게 됐으니 결과적으론 이 전 대표 등 비윤 진영을 내치고 친윤 세력이 당권을 거머쥐게 된 셈이다.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해 온 당 안팎의 목소리에 부합한다고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더이상 집권여당이 분란 속에 표류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9월 개막한 정기국회엔 지금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숱한 국정 현안들이 쌓여 있다. 국민의힘이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계획한 핵심 입법 과제만 100건이다. 반도체특별법, 대·중소기업 상생법, 장기공공임대주택법, 부모돌봄급여법, 생애최초주택활성화법 등 하나같이 민생과 직결된 사안이다.
이 전 대표도 더이상 법원에 비대위 활동을 막는 가처분 신청을 추가로 내는 등의 ‘어깃장’을 자제하기 바란다. 당 내분의 책임을 나눠 져야 할 처지에 국민과 국정보다 자신의 정치 손익만 앞세워 윤 대통령과 여당 앞길에 빗장만 건다면 정부는 물론 자신의 정치 미래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22-09-08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