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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지옥’ 포로수용소 폭발 파장… 러·우크라 서로 “자작극”

‘고문지옥’ 포로수용소 폭발 파장… 러·우크라 서로 “자작극”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22-07-31 20:34
업데이트 2022-08-01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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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니우카서 최소 53명 숨져
양국 유엔·적십자 공식 조사 요청
“러, 고의 살해” “우크라, 美무기 써”
우크라, 헤르손 탈환전… 러군 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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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올레니우카 포로수용소의 폭발 직후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5월 마리우폴에서 생포된 아조우 연대 병사 등 우크라이나군 포로와 민간인들이 수감된 이 수용소는 전날 폭발로 최소 53명이 숨지고 13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사 테크놀로지스·AP 연합뉴스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올레니우카 포로수용소의 폭발 직후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5월 마리우폴에서 생포된 아조우 연대 병사 등 우크라이나군 포로와 민간인들이 수감된 이 수용소는 전날 폭발로 최소 53명이 숨지고 13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사 테크놀로지스·AP 연합뉴스
“그들(러시아군)은 반복해서 쇠파이프나 체인으로 포로들을 때렸습니다. 같은 감방에 갇힌 구조대원은 전기고문을 당했습니다. 모든 신참 수감자는 첫날부터 가혹 행위를 경험합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120호 수용소’ 수감자였던 스타스 훌루시코가 석방 후 뉴욕타임스(NYT)에 전한 지옥 같던 수용소의 현실이다. 120호 수용소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의문의 폭발로 최소 53명의 우크라이나 전쟁포로가 숨진 것으로 드러난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주의 올레니우카 수용소를 말한다. 러시아는 비어 있던 교도소를 전쟁 후 사상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고위험 포로들과 민간인 등 수천명을 수감한 수용소 시설로 바꿨다. 민간인 수감자인 비탈리 시트니코프는 “마리우폴에서 항전하다 생포된 아조우 연대 포로들이 일명 ‘구덩이’로 불리는 징계 감방에서 매일 끔찍하게 구타당한다”고 말했다. 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와 러시아 서부 지역에서 최소 18개의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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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니우카 포로수용소 폭발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30일 외신에 따르면 파괴된 수용소 건물 잔해에는 불에 탄 시신들이 그대로 방치됐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이어 러시아도 이날 유엔과 국제적십자사의 진상조사 참여를 공식 요청했다. 적십자사는 부상 포로들의 치료와 시신 수습을 위해 신속히 수용소 내부에 진입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유엔은 현장 조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누가 수용소를 공격했는지를 둘러싼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수용소 내 고문과 학살의 증거를 없애려는 러시아군의 ‘고의적인 포로 살해’라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은 ‘하이마스’(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로 폭격했다며 파편을 공개했다. 하지만 미 군 당국과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는 폭발 피해에 대한 영상 분석을 통해 하이마스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공격이 집중되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주 주민에 대한 강제 대피 명령을 발동한 상태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거점도시 헤르손 수복 작전에 나서면서 러시아군 수천명이 고립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군이 남부와 동부 전선에서 연이어 실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기대됐던 하이마스의 정밀 포격이 전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리처드 무어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은 “러시아군의 힘이 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동환 전문기자
2022-08-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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