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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병상 없는데 대책이 없다”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병상 없는데 대책이 없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2-03-31 20:52
업데이트 2022-04-01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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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2명.’

코로나19로 숨진 환자가 지난 3월에만 8000명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1일 0시 기준 누적 사망자 수는 1만 6230명이며, 이 가운데 50.4%가 최근 한 달 사이에 숨졌다. 하루 평균 264명이다. 정부는 3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를 1일 발표한다. 사적모임 제한을 10명까지로 늘리고, 영업시간을 밤 12시까지 허용하거나 시간 제한을 전면 해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을 지난 만큼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완화가 유행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행이 지속될수록 더 위험한 이들은 요양병원·시설 환자다. 최근 일주일(지난 20~26일) 코로나19 사망자(2516명)의 38.7%(973명)가 요양병원 및 요양원에서 나왔다. 간병인까지 연쇄 감염돼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방역 당국은 요양병원·시설 관리 대책을 내놨지만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저질환이 있는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의 확진자는 경증이라도 병상을 우선 배정하도록 했는데, 문제는 갈 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이달 들어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에 병상이 없어 환자를 못 보냈다. 정부 대책에는 병상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쏙 빠졌다”고 지적했다.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은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를 격리치료하는 곳이다. 다른 병원과 달리 기저질환 간병을 받으며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다. 이곳의 병상이 모자라면 일반 감염병전담병원에 보내야 하는데, 오랜 와상 환자를 간병인이 없는 곳에 입원시키면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이 교수는 “욕창도 나빠지고 기저질환이 악화해 격리 해제되고 수일 만에 돌아가시는 분들이 꽤 된다. 현재 사망자에 집계되지 않는 이들이 그런 분들”이라며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을 빨리 확충하기 어렵다면 확진자가 발생한 요양병원 중 어느 정도 회복기에 들어선 곳에 인력을 충원해 다른 요양병원·시설의 확진자를 돌볼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인력 부족을 해결하겠다며 확진된 간병인의 격리기간을 단축해 3일 격리 후 업무에 복귀하도록 했는데, 이런 조치가 오히려 요양병원 감염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2022-04-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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