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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출규제 완화, 악성 가계부채 양산 안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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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3-28 02:03 사설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은 지난 25일부터 전세 계약 갱신 시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갱신계약서 상 임차보증금의 80% 이내로 늘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이미 같은 내용으로 규제를 완화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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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은 지난 25일부터 전세 계약 갱신 시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갱신계약서 상 임차보증금의 80% 이내로 늘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이미 같은 내용으로 규제를 완화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대출 빗장을 풀고 있다. 전세대출 한도를 높이는 한편 일괄적으로 묶인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대폭 올릴 태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가계대출 총량관리 폐지 등 규제 완화 방침에 맞춰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인 대출 영업에 돌입한 것이 주된 배경이다.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 방침에 따라 영업실적이 악화된 시중은행들은 대선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전세대출 한도를 전체 임차보증금(전셋값)의 80%까지로 높였다.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상품 종류에 따라 최고 3억원까지 늘렸고, 직장인 신용대출도 규제 이전 수준으로 앞다퉈 복원하고 있다.

그동안 집값 상승과 자산 버블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일괄적인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이 적지 않은 고통을 받아 온 것은 사실이다. 대출이 막혀 전셋집을 못 구하고 생계형 대출마저 막힌 자영업자의 시름도 깊어만 갔다. 기업 활동과 시민 생활에 큰 주름을 안긴 대출 규제에 숨통을 트는 건 그런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계빚은 지금 180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게다가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시점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은 2030세대의 가계빚 458조원 가운데 3분의1, 약 150조원을 악성 채무로 추정한다. 은행권 대출 완화를 계기로 ‘영끌빚투’(영혼까지 끌어모은 빚투자) 대출자들의 돌려막기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투기 심리를 자극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

대출 완화의 속도를 조절하고 옥석을 구분하는 최소한의 안전판 마련을 위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현 정부 임기 마지막까지 실적에 급급한 시중은행들의 무분별한 대출 영업을 엄격하게 관리해 악성 가계부채 양산을 막아야 한다.

2022-03-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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