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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라고 하자 9억원 인출해 손으로 세보라고 한 중국 갑부

마스크 쓰라고 하자 9억원 인출해 손으로 세보라고 한 중국 갑부

임병선 기자
입력 2021-10-31 08:23
업데이트 2021-10-3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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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갑부 ‘선웨어’가 웨이보에 올린 사진들. 정말로 은행 창구 매니저가 수북히 쌓인 현금을 일일이 세보고 있다. 오른쪽은 소액권으로 인출한 듯 여행 가방 셋에 나눠 담겨진 9억여원. 웨이보 캡처
문제의 갑부 ‘선웨어’가 웨이보에 올린 사진들. 정말로 은행 창구 매니저가 수북히 쌓인 현금을 일일이 세보고 있다. 오른쪽은 소액권으로 인출한 듯 여행 가방 셋에 나눠 담겨진 9억여원.
웨이보 캡처
중국의 한 갑부가 상하이의 한 은행 보안요원과 문제가 있었다. 은행 직원들의 태도에 화가 치민 그는 예금을 모두 인출하는 것으로 보복하기로 마음 먹었다. 지난 16일에 첫 인출을 시도해 500만 위안(약 9억 1590만원)을 모두 현금으로 찾았는데 성에 차지 않았는지 돈이 모자라는 것 같다며 창구 직원에게 일일이 손으로 세보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은행 매니저 둘이서 손수 돈을 세느라 2시간을 꼬박 허비해야 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자신을 ‘선웨어(선글라스)’라고 밝힌 이 갑부가 웨이보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은행 직원 여럿이 “최악의 고객 응대”와 “끔찍한 태도”를 보여 이렇게 응징한 것이라고 버젓이 자랑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또 하루 인출 금액 한도가 있어 500만 위안만 찾았을 뿐이라며 이 지점에 예치된 “수천만 위안”을 모두 다른 은행으로 옮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물론 그가 실제로 이행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인사이더 닷컴은 30일 전했다.

펑파이(澎湃) 신문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갑부는 국경절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오후 2시 53분에 상하이 은행 홍메이루(虹梅路) 지점을 방문했는데, 보안요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출입이 어렵다며 제지했다. 그는 얼마 뒤 마스크를 쓴 채 다시 은행 안에 들어와 업무를 처리한 뒤 오후 3시 3분에 지점을 떠났다. 이 과정에 그가 격분하거나 보안요원들과 언쟁을 벌이거나 하지는 않은 것으로 폐쇄회로(CC)TV 동영상에는 나타났다.

그런데 그날 오후 3시 13분에 웨이보에 글을 올린 그는 보안요원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지난 13일 이 지점 계좌에 거액을 입금한 뒤 거액의 현금 인출을 예약했다. 그리고 16일 오후 2시쯤 여행가방을 챙겨 든 두 명을 데리고 이 지점에 나타나 첫 인출을 시도했다.

상하이은행은 “조사 결과, 직원들이 서비스 요구사항을 위반하지 않았지만 고객이 나름대로 서비스 태도에 불만을 표명했기에 우리는 고객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고객이 잘못했다”고 지적하자 이 갑부는 보안요원의 태도에 문제가 많았다고 다시 지적했다. 그는 “보안요원은 말없이 손가락질만 세 번 했다”면서 “내 입을 향해 손가락질했고, 그 뒤 내 머리를 비틀며 나가라고 손가락질했으며, 마지막으로 바깥을 가리키며 손가락질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은행 직원들은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은행 직원들에게 보안요원의 태도를 지적했지만, 아무도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 더 페이퍼에 따르면 보안요원이 마스크를 쓰라고 하자 그는 깜박 잊고 집에 두고 왔다며 은행에 여분의 마스크가 있으면 줄 수 있는지 물었고 구입할 수 있는 가게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는 마스크와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말로 하지 않고 손가락질만 했다면 보안요원들도 결코 잘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유치하게 보복하고 버젓이 소셜미디어에 올려 자랑까지 하는 일은 정말 아니라고 본다.

이 갑부는 돈으로 가득 찬 여행가방 사진을 올렸는데 래드바이블 보도에 따르면 그의 웨이보 팔로워 숫자가 180만명으로 갑자기 불어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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