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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출전 도와달라”…아프간에 발 묶인 태권도 선수 호소

“패럴림픽 출전 도와달라”…아프간에 발 묶인 태권도 선수 호소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8-18 10:12
업데이트 2021-08-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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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태권도 대표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  아프간 패럴림픽 위원회(아프간 NPC)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태권도 대표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
아프간 패럴림픽 위원회(아프간 NPC)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수도 카불의 공항이 마비되면서 출국하지 못한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가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출전을 도와달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로이터통신은 18일(한국시간)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팀의 아리안 사디키 단장으로부터 쿠다다디의 영상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지만 외출을 할 수 없다고 전한 쿠다다디는 “감금된 기분”이라고 호소했다.

쿠다다디는 당초 장애인 육상선수인 호사인 라소울리(24)와 함께 이달 24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이들은 16일 수도 카불을 떠나 17일 도쿄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탈레반은 미군 철수를 앞두고 급속도로 아프간 주요 도시를 대부분 장악하고 15일 수도 카불까지 에워쌌다. 이에 탈레반의 폭정과 복수를 두려워한 시민들은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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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tyaRajKaul 트위터 캡처
결국 공항이 마비되면서 패럴림픽 출전 선수들은 출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위원회는 결국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쿠다다디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쿠다다디는 도쿄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면서 아프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될 예정이었다.

특히 그는 아프간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장애를 가진 여성도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겠다는 각오를 품고 뛰어왔다.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육상 대표선수 호사인 라소울리.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육상 대표선수 호사인 라소울리.
쿠다다디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며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이어 “전 세계 여성들과 여성 보호를 위한 기관, 모든 정부 기관에 촉구한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시민이 패럴림픽에 나설 권리가 이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을 막아달라”며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아무 성과도 없이 내 투쟁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다. 도와달라”고 재차 말했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 당시(1996∼2001년)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극단적으로 적용해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으며, 특히 여성의 사회활동, 외출, 교육 등에도 제약을 가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달 15일 “히잡을 쓴 여성은 학업과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냈으나 우려는 여전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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