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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제는 금융의 공공성을 강화할 때/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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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8-09 03:52 기고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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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위원)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금리 정상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 경제가 정상화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의 폐해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점은 우려가 큰 대목이다.

작은 신용도 차이로 저리 대출이 막히고 훨씬 높은 고리 대출에서는 상환 부담 가중으로 신용도 상승의 기회가 더욱 멀어지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시장 자율의 당연한 결과라고 치부해 버리는 무책임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이제야말로 금융의 순기능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구조혁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기본대출제는 보편적 금융권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구조 개혁의 좋은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기본대출제란 모든 국민들이 저리로 일정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이전에 없던 혁신적 제도이다. 불평등이 성장을 저해하는 작금의 여건에서 금융 접근기회를 공정하게 해, 보다 많은 이에게 혁신 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도 큰 정책으로 기대된다.

기본대출제도가 성공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에 유념해 설계할 것을 제안한다. 우선 좋은 정책은 시장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금리 수준을 임의로 결정하거나 정부가 직접 대출을 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존 대출상품에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정부개입 없이도 금융기관에 매력적인 제도가 될 수 있으며 시장의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는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해 정책효율성을 높이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현재 장기연체율이 1% 이하이고 실제 미변제율은 그에 못 미치니 연체율이 두 배가 되더라도 1%대의 대위변제율로 실현가능한 제도이다. 대출보증에 따른 운영수익을 금융권과 나눈다면 순비용은 더욱 감소한다.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서는 신용평가시스템과 연동해 성실 변제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청년층이나 중저신용자에게 신용등급 상승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효과도 있다. 또한 제도를 점진적으로 시행하면서 시행오차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환위기 당시 170조원의 혈세를 투입해 금융기관을 살린 것은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금융시장은 오히려 금융위기의 주범이 되거나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기본대출제를 계기로 금융의 공공성 회복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한다.
2021-08-0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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