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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혐오·차별의 말… 다시 돌아와 나를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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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12-01 03:05 미술/전시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전시회

벌레가 갉아먹은 듯 구멍 뚫린 세상
비극적 인류사 돌아보며 ‘공감’ 회복

굴뚝으로 연기를 뿜어내는 사람들을 형상화한 권용주 작가의 ‘굴뚝-사람들’과 최수진 작가의 ‘벌레먹은 드로잉’이 설치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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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뚝으로 연기를 뿜어내는 사람들을 형상화한 권용주 작가의 ‘굴뚝-사람들’과 최수진 작가의 ‘벌레먹은 드로잉’이 설치된 전경.

어둠 속에 핑크플로이드의 ‘어스 앤드 뎀’(Us and them)이 흐른다. ‘우리와 그들, 결국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지’로 시작하는 노랫말을 새기며 전시장 입구를 지나면 온갖 차별의 말이 넘쳐나는 ‘소문의 벽’과 맞닥뜨린다. 우리 사회 깊숙이 파고든 편견과 혐오의 실상을 담은 글들이 날카로운 칼날이 돼 가슴을 찌른다.

공익법인 티앤씨재단이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오는 16일까지 여는 전시회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은 간결하고 명확한 주제가 인상적이다. 재단이 진행하는 공감 프로젝트 아포브(APoV·또 다른 관점)의 일환으로 마련한 전시답게 예술작품을 통해 편견과 혐오가 야기한 비극적인 인류사를 돌아보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의 회복을 이야기한다.

전시는 ‘균열의 시작’, ‘왜곡의 심연’, ‘혐오의 파편’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강애란, 권용주, 성립, 이용백, 최수진, 구와쿠보 료타 등 국내외 작가 6명이 참여했다. 역사 속 실제 가짜뉴스들을 채집한 ‘소문의 벽’ 옆으로 관람객을 비추는 커다란 거울에 불현듯 총알이 날아와 산산이 깨지는 이용백 작가의 영상 설치작품 ‘브로큰 미러’가 이어지면서 ‘내가 보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권용주 작가는 굴뚝으로 연기를 내뿜는 사람들, 하나의 찢어진 입을 공유한 남녀, 정체성을 알아볼 수 없는 익명의 소년 등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통해 군중심리가 오해와 편견을 증폭하는 현실을 빗댄다. 벌레가 갉아먹은 듯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사람과 식물, 꽃을 표현한 최수진 작가의 ‘벌레먹은 드로잉’은 혐오가 남긴 상흔을 숙고하게 한다.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20-12-0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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