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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단독] “사지를 잘라”…폭행에 살해 협박 ‘코인빗’ 회장의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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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9-03 16:27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조폭 뺨치는 최 회장의 갑질…전·현 직원들 증언

지난 26일 압수수색된 대형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빗의 실소유주인 최모(48) 회장의 갑질 폭행과 폭언은 상상이상의 수준이었다.

27일 전·현직 피해 직원들에 따르면 최 회장이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하고 “육고기로 갈아버린다”, “사지를 못 쓰게 다 잘라 버린다”, 지방의 특정 조직폭력배와의 관계를 언급하며 살해 협박까지 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이는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한 상습폭행과 엽기적인 만행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양진호(48) 한국미래기술회장을 떠올리게 한다.

“20시간 감금, 소주병에 맞아 피철철
수억대 코인·현금 내놓고서야 풀려나”
코인빗 최모 회장의 폭행과 갈취 피해를 고발한 전 직원 이윤석(가명)씨가 지난해 1월 10일 최 회장 측에 전달하기 전 찍은 9300만원의 현금 다발.박주현 변호사 제공

▲ 코인빗 최모 회장의 폭행과 갈취 피해를 고발한 전 직원 이윤석(가명)씨가 지난해 1월 10일 최 회장 측에 전달하기 전 찍은 9300만원의 현금 다발.박주현 변호사 제공

최 회장은 코인빗이 설립된 2017년 사내이사로 등재됐다가 이듬해 사임하고 현재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는 거래소 운영을 총괄하며 회장으로 불린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최 회장의 사내 폭력 사건은 지난해 1월 8일부터 닷새에 걸쳐 발생했다. 내부 정보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며 당시 박훈민(가명)씨 등 직원 7~8명이 회장실로 호출됐다. 피해 직원들은 최 회장과 최측근들에 의해 20여시간 감금된 채 폭행과 이득금 반환을 협박받았다.

박씨는 “회사에 와서 보니 직원 중 한 명이 겁에 질린채 눈과 이마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당시 목격담을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최 회장이 소주병을 들고 ‘쉽게 가고 싶나, 어렵게 가고 싶나’라며 ‘어렵게 갈 것 같으면 조선족에게 육고기 가는 기계로 갈아서 하수구에 흘려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비트코인 42.8개(5억 5000만원 상당)를 최 회장에게 건넸다.

팀장급이었던 이윤석(가명)씨도 소주병으로 머리를 10여차례 맞은 후 현금 9300만원을 건네는 조건으로 풀려났다. 민호진(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 회장이 평소에 조폭 출신이라고 자랑했다. 살인도 대신 하는 애들을 잘 알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면서 “직원들을 때릴 때도 ‘내 말 한마디면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진다’고 협박해 극도로 최 회장을 두려워했다”고 증언했다. 민씨는 2000만원을 최 회장에게 줬다.

스마트폰 빼앗아 녹음·촬영 미리 막아
옆방 비명에 공포 “발설 금지” 각서도


폭행을 은폐하는 조치나 공포심을 극대화하는 수법도 치밀했다. 최 회장은 호출한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해 책상 위에 올려 놓도록 했다. 폭행 장면을 녹음하거나 촬영하는 걸 막기 위한 의도였다. 피해자들은 회장실 옆 사무실에서 대기하면서 먼저 불려간 직원들이 폭행당하는 소리를 고스란히 들었다고 한다. 피해 직원들은 “최 회장이 고소 등 법적 조치를 막기 위해 ‘오늘 발생한 내용은 절대로 발설하지 않겠다’는 등의 자필 각서도 작성하게 했다”고 밝혔다.

당시 운영팀 막내 사원으로 폭행을 당하고 2100만원을 강탈당한 백모(24)씨는 지난해 2월 최 회장을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최 회장은 측근들과 함게 공동공갈 및 공동감금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단독(판사 박현숙)에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뒤늦게 고발했지만 증거불충분 불기소
“일부 직원 회유당해…수사 축소 항의”
코인빗 최모 회장의 폭행과 갈취 피해를 고발한 전 직원 이윤석(가명)씨가 지난해 1월 10일 서울 강남구의 본사 사무실에서 최 회장 측에 현금 9300만원을 전달하는 장면을 비밀리에 촬영한 영상. 이씨는 해당 동영상을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했지만 대화 내용이 제대로 식별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반려됐다. 박주현 변호사 제공

▲ 코인빗 최모 회장의 폭행과 갈취 피해를 고발한 전 직원 이윤석(가명)씨가 지난해 1월 10일 서울 강남구의 본사 사무실에서 최 회장 측에 현금 9300만원을 전달하는 장면을 비밀리에 촬영한 영상. 이씨는 해당 동영상을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했지만 대화 내용이 제대로 식별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반려됐다. 박주현 변호사 제공

백씨가 고소하던 때 함께 하지 못한 피해자 3명은 지난 2월 최 회장 등을 고소했다. 뒤늦게 용기를 낸 이들의 고발은 지난 21일 검찰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내리면서 법적 공방 직전에 멈췄다. 최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폭행과 감금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고소인들이 회사 내부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했으며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반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최 회장이 운영실 직원들에게 소액은 가능하니 문제 생기지 않을 정도만 (내부) 거래하라고 이야기 했었고, 회사에 내부자 거래 규정도 없었다”며 “최 회장이 온갖 욕과 살해 협박을 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빼앗긴 돈을 돌려받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소 대리인인 박주현 황금률 대표변호사는 “폭행을 당한 직원들 일부가 최 회장의 회유로 폭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검찰 수사가 유야무야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25일 검찰의 불기소처분과 관련해 수사를 맡은 서울 강남경찰서에 최 회장의 폭행·갈취 사건을 축소했다는 항의 공문을 보냈다. 서울신문은 최 회장의 해명을 듣고자 코인빗을 통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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