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 틱톡은 1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요즈음은 초등학교 1~2학년들도 곧잘 눈에 띈다. 이런 앱에 고집만 세 보이는 87세 영국 할배 조 앨링턴이 엄청난 팔로어들을 모은다는 것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할배가 어떻게 틱톡을 알았겠는가? 당연하게도 3개월 전에 그가 처음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사실 4년 반 전부터 딸네 가족과 함께 살고 있어 당신이 장 보러 갈 일도 없었는데 소일 삼아 손녀 사샤를 따라갔다가 찍혔다. 14초 분량이었는데 4200만명이 지켜봐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지난 1월에는 팔로어 6만 5000명 밖에 안되는 막내 손녀 브룩 펜틴(15)이 립싱크 플랫폼 뮤지컬리(Musical.ly.)를 활용해 괴상한 춤 동작을 따라 해봤더니 그게 또 히트를 쳤다. 3주 만에 팔로어가 3만명이 됐다.
“내가 왜 유명해졌는지 진짜 모르겠어. 내 일생에 이렇게 인기 있었던 적이 없었지.”
열네 살이던 1940년대 말 학교를 때려치우고 수십년 휘발유 트럭 운전사로 일하다 예순다섯 살에 은퇴했다. 그 뒤 딸 웬디 팬틴(54) 네와 살고 있다. 틱톡에 가입한 뒤 첫 소감이 그랬단다. “다시 어린 시절을 보내는 기분이란다. 알잖니,”
그는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나이 든 바보를 알아본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또래들은 그가 이렇게 성공했는지 알 리가 없다. 자가 격리 중에도 일주일에 두세 번 친구들과 회식도 하고 토요일 밤에 가라오케 가는데도 그렇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