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못하는 북 큐레이션… 읽기 확장 즐거움 선사”

입력 : ㅣ 수정 : 2019-08-16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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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법 안내’ 리딩리딩 조민선 대표
북 큐레이션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리딩리딩’은 매달 8개 카테고리별 책을 추천하고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①조민선(뒷줄 오른쪽 여덟 번째) 리딩리딩 대표는 지난해 엄마들의 창업을 돕는 구글 ‘엄마를 위한 캠퍼스’ 4기에 선정돼 교육을 이수하며 창업 계획을 구체화시켰다. ②‘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과 같은 추천 책을 선택해 주문하면 독서 전 읽을 ‘리딩스타터’와 독서 후 읽을 ‘리딩 맵’을 동봉한 책을 받을 수 있다. ③리딩 맵은 책에서 파생되는 각종 콘텐츠를 확장한 지도다. ‘오늘 뭐 먹지?’를 읽은 뒤 함께 읽을 책, 영상 등으로 독서 경험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리딩리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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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큐레이션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리딩리딩’은 매달 8개 카테고리별 책을 추천하고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①조민선(뒷줄 오른쪽 여덟 번째) 리딩리딩 대표는 지난해 엄마들의 창업을 돕는 구글 ‘엄마를 위한 캠퍼스’ 4기에 선정돼 교육을 이수하며 창업 계획을 구체화시켰다. ②‘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과 같은 추천 책을 선택해 주문하면 독서 전 읽을 ‘리딩스타터’와 독서 후 읽을 ‘리딩 맵’을 동봉한 책을 받을 수 있다. ③리딩 맵은 책에서 파생되는 각종 콘텐츠를 확장한 지도다. ‘오늘 뭐 먹지?’를 읽은 뒤 함께 읽을 책, 영상 등으로 독서 경험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리딩리딩 제공

‘지난주 무슨 책 읽었지? 아니 지난 한 달 동안 읽은 책이… 없구나.’ 이게 보통이다. 사는 건 빡세고 주어진 일 하기에도 시간은 부족하다. 한국은 18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꼴로 1년에 1권도 책 안 읽는 나라다. 이 척박한 ‘난독(難讀) 환경’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길고 넓게, 심지어 재밌게 책을 읽을 길을 탐색하는 스타트업이 나왔다. 사실 우리는 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싶은데 여러 이유로 책을 잊고, 또 책을 통한 확장의 기회도 함께 잃고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리딩리딩(Reading Leading)’이다.
조민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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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민선 대표

“리딩리딩의 차별점은 책 한 권에서 출발해 다양한 지적 세계를 탐험하는 ‘리딩 맵’(Reading Map)에 있습니다. 리딩 맵은 책 내용을 단순 요약 전달하는 수준이 아니라 책 한 권의 독서를 다른 책이나 영화, 음악, 뉴스, 여행지로 확장하는 일종의 콘텐츠 지도와 같습니다. 작가, 북 칼럼니스트, 기자, 서점 MD 등으로 구성된 큐레이터들이 8개 카테고리별로 책을 선택하고 리딩 맵을 그려냅니다.”

리딩리딩의 카테고리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뷰(View) ▲지적 허기를 채우는 지식과 인문학(Knowledge&Human) ▲습관을 디자인하는 직관과 태도(Insight&Attitude) ▲세상의 본질에 다가서는 과학(Science&Thinking) ▲매혹적인 이야기(Story&Classic) ▲붐비는 마음 내려놓음(Soul) ▲다채로운 감성(Taste) ▲더 나은 우리(Relation) 등 8개로 나뉜다.

월 9900원 멤버십 가입자들이 홈페이지(rglg.co.kr)에 카테고리별로 한 달에 한 권씩 소개되는 책을 선택해 주문하면 작은 리플릿 형태의 ‘리딩 스타터’와 ‘리딩 맵’을 동봉한 책이 온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애피타이저 격인 리딩 스타터를 통해 앞으로 읽을 책이 지닌 잠재력을 맛보고, 메인음식인 책을 읽은 뒤 디저트 격인 리딩 맵을 즐기는 코스 요리를 대접받듯 책을 즐길 수 있다.

조민선 리딩리딩 대표는 “예를 들어 최혜진 작가의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을 읽은 뒤엔 북유럽 여성에 대한 뉴스 동영상을 연결해 보거나 북유럽 록밴드 음악을 들어볼 수 있고, 북유럽 영화로 연결할 수 있도록 리딩 맵이 안내한다”면서 “큐레이터들의 조언으로 시작됐지만, 독자 스스로 틀을 부수고 경계를 넘는 독서의 재미를 즐기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디저트를 맛보는 정도로 리딩 맵이 연결한 콘텐츠만 볼 수도 있지만, 스스로 더 확장해 자신만의 ‘맛집 찾기’에 나설 수 있게 큐레이션을 했다는 뜻이다.

책을 통해 재밌게 삶을 확장하려는 욕구는 이미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회비를 받아 독서모임을 조직하는 사업모델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트레바리의 성공, 책과 여러 물품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일본 쓰타야 서점과 닮은꼴인 서울 을지로 아크앤북의 인기, 유튜브 동영상이나 온라인 구독물을 통해 관심 있는 분야를 즉시 배우는 마이크로러닝 열풍이 그 예라는 것.

일간지 기자로 일한 지 딱 10년째 되던 2017년 어느 날 퇴사했던 조 대표는 지난해 구글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엄마를 위한 캠퍼스’를 거친 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리딩리딩을 설립했다. 본격적인 창업 구상 전 대형서점의 서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조 대표는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식으로 분류된 서가의 배치가 재미없음을 알아챘고, 재미있는 독서를 안내하는 일을 구상했다.

리딩리딩의 큐레이션은 현재의 인공지능(AI) 기술 수준으로 불가능한 방식이라고 한다. 과거 빅데이터에 기반해 다음 수를 예측하는 기술이 현재의 AI 기술인 반면 전문 큐레이터들의 리딩 맵 구축 작업은 장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연결할 미래를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큐레이션이 쌓이고, 이에 대한 구독 회원들의 반응이 모이고, 점점 활성화되고 있는 오프라인 북토크 콘텐츠까지 모이면 AI의 활용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AI가 분석하고 인간이 활용하는 솔루션’이 유행인 요즘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드문 ‘인간의 경험을 쌓아 AI로 활용하는 솔루션’을 실험 중인 새로운 스타트업의 탄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9-08-16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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