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강남구 뒷골목엔 쓰레기가 없다/주현진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강남구 뒷골목엔 쓰레기가 없다/주현진 사회2부 차장

주현진 기자
주현진 기자
입력 2019-04-01 17:50
수정 2019-05-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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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진 사회2부 차장
주현진 사회2부 차장
“강남구는 뒷골목에도 쓰레기가 없어요.”

서울 강남구의 가장 큰 자랑 중 하나는 대로변은 물론 골목에서도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아파트촌은 말할 것도 없고, 대로변이나 간선도로, 일반주택이 밀집한 이면도로에서도 버려진 담배꽁초나 휴지 조각을 보기 어렵다.

강남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길거리 쓰레기통을 가장 많이 설치한 곳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는 인구와 면적에 상관없이 지난해 말 기준 평균 100개에서 200개 정도의 길거리 쓰레기통을 운영 중인 데 반해 강남구는 독보적으로 많은 946개를 운영하고 있다. 남들은 쓰레기통이 더 많은 쓰레기를 유발한다며 없애던 시절에도 일반 쓰레기통은 물론 재활용 쓰레기통도 같이 비치하는 식으로 쓰레기통을 늘려 왔다. 사람들은 길을 가다가 버릴 쓰레기가 생기더라도 얼마 정도만 더 걸어가면 어디쯤에서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바닥에 쓰레기를 버릴 필요가 없다.

대로변뿐 아니다. 이면도로 골목가도 마찬가지다. 구가 고용한 10개 대행 업체가 뒷골목은 8개 구역, 대로변은 2개 구역으로 나눠 청소하는데 생활쓰레기,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쓰레기 수거뿐 아니라 뒷골목 청소도 한다. 일명 뒷골목 청소 기동반도 운영하는데 이들은 관할 구역을 취약지역, 일반지역, 특별관리구역으로 나눠 관리한다. 강남구는 지난해 서울시가 실시한 25개 자치구별 대로·뒷골목 등 20개 구간 청소 상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단속도 상시적이다. 강남대로 등 민원 발생 다발 지역은 항상 단속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량제 봉투에 음식물 혼합 배출, 재활용품 혼합 배출, 생활쓰레기 무단투기 등 잘못 배출된 쓰레기가 있다면 원인 가구를 색출해 계도부터 시작해 재발 시 과태료 부과와 사후 관리로 꾸준히 압박한다. 지난해 단속 건수는 생활쓰레기 7839건, 담배꽁초 1만 8408건 등 총 2만 6247건으로 인접한 서초구(4000여건)보다 6배 이상 많다.

물론 예산도 많이 들어간다. 강남구의 올해 쓰레기 처리 예산은 370억원으로 서초구(170억원)의 두 배, 유동 인구가 많은 중구(260억원)보다도 100억원 이상 많다. 얼핏 강남구는 부자구여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치 판단의 문제다. 아무리 벽화거리를 조성하고, 조명을 밝게 달아도 휴지와 담배꽁초가 나뒹구는 곳은 깨진 유리창 주변이 낙후되듯 계속 더러워질 수밖에 없다.

통계로 볼 때 다른 자치구들도 요즘은 길거리 쓰레기통을 늘리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자체들은 1995년 종량제 도입 이후 가정 쓰레기를 길거리 쓰레기통에 투기하는 얌체족들로 쓰레기통이 더 많은 쓰레기를 유발한다며 대부분이 쓰레기통을 줄여 왔다. 몇 년 전부터 서울시는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없어서 불편하다는 민원이 거세지자 자치구에 보조금을 주고 쓰레기통을 늘리도록 하거나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에 직접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반응이 많다.

쓰레기통이 쓰레기를 유발한다는 지적은 틀리지 않다. 다만 시민의식 수준이 낮다면 교육이든 단속이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관리가 안 된다며 쓰레기 배출 욕구를 억누르기만 하는 것은 행정편의적인 대응이다. 길거리에 담배꽁초나 휴지를 버릴 쓰레기통은 없는데 단속만 하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주민이 깨끗하고 편리하게 생활하도록 관리하는 게 지자체의 소임이다. 길거리 쓰레기통을 만들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도 지역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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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j@seoul.co.kr
2019-04-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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