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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좌파 상징 마두로 ‘몰락의 길’로… 美 “권력이양 거부 땐 군사행동”

남미 좌파 상징 마두로 ‘몰락의 길’로… 美 “권력이양 거부 땐 군사행동”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19-01-28 22:26
업데이트 2019-01-29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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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에 경제침체 지속 민심 등돌려
2017년 디폴트 선언… 정치 혼란도 가중
폼페이오 “과이도 지명 美 대리대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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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과이도
기도하는 과이도 스스로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미국·유럽 등 서방·우파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후안 과이도(가운데) 국회의장이 27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산호세 교회에서 열린 추모 미사에서 지난 23일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카라카스 AFP 연합뉴스
버스기사 출신 국가 원수로 한때 남미 좌파 정권의 상징이었던 니콜라스 마두로(57)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몰락의 길에 접어들고 있다. 2013년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서 지난 10일(현지시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나 오랜 경기 침체로 민심은 등을 돌렸고, 야권 수장인 후안 과이도(35) 국회의장이 서방 국가들의 지지 속에 임시 대통령으로 급부상하면서 물러설 곳이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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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 탄 마두로
장갑차 탄 마두로 국내외에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가운데) 대통령은 이날 카라카스 장갑차 기지인 파라마카이 요새에 주둔하는 41여단을 방문해 직접 장갑차에 탑승해 기동훈련을 지휘하며 ‘군 통수권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카라카스 EPA 연합뉴스
1962년 수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마두로 대통령은 버스기사로 일하며 노동조합원으로 활동했다. 1998년 차베스 전 대통령의 대선을 도우며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한 마두로 대통령은 2012년 부통령에 오르며 차베스의 후계자로 지목됐다. 이듬해 차베스의 사망 후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차베스의 ‘후광’일 뿐이라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마두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 베네수엘라는 경제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 전임 차베스 대통령은 에너지 자원을 국유화하고 싼값에 석유를 판매해 확보한 재원으로 선심성 복지 정책을 가동했다. 하지만 석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는 2012년부터 시작된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며 석유 채굴 산업이 손해를 봤고, 전 정부의 부정부패와 선심성 복지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재정적자 및 외채가 불어나고 지난해 100만%에 달하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이다. 화폐가치가 종잇장이 되자 국민 전체 평균 체중이 10㎏ 이상 줄어들며 ‘베네수엘라 다이어트’라는 신조어가 탄생했고 전 국민의 10% 이상이 인접 중남미 국가나 미국 등으로 탈출하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017년 11월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야당 인사들을 탄압하면서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된 것도 경제난을 심화시켰다.

그사이 정치권도 혼란의 연속이었다. 2014년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처음 열린 데 이어 이듬해 총선에서 이들을 대변하는 야권 연합이 의석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23일 6만명 이상의 반정부 시위대가 모인 자리에서 과이도 의장이 스스로를 ‘임시대통령’으로 규정하며 마두로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청하자 미국과 유럽 등이 화답하듯 반(反)마두로 전선을 구축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7일 과이도 의장이 지명한 야권 인사 카를로스 알프레도 베키에를 미국 대리 대사로 인정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대행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마두로가 권력 이양을 거부할 경우 미국은 군사 행동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여지를 남겼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9-01-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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