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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의원 퇴비 냄새 민원에 세종시청 성분분석까지 ‘호들갑’

이해찬 의원 퇴비 냄새 민원에 세종시청 성분분석까지 ‘호들갑’

입력 2016-09-01 16:10
업데이트 2016-09-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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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장에게 직접 민원해결 전화…“국회의원 특권의식이 문제”

총리 출신 7선 의원인 이해찬 의원이 제기한 민원 해결을 위해 세종시청이 퇴비 성분까지 분석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1일 세종시청에 따르면 시청 환경정책과는 이해찬 의원 집 근처에서 문제의 퇴비를 회수, 전문기관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가축 분뇨를 퇴비로 사용할 수 있는 퇴비화 기준이 있는데, 이 의원 근처에 뿌려진 퇴비 성분이 그 기준에 적합한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천안에 있는 퇴비 생산업체에게까지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0일께 주민 A씨는 이 의원의 전원주택 주변 밭에 아로니아 재배를 목적으로 퇴비를 뿌렸다.

그리고 13일 냄새가 날리는 것을 막으려고 밭을 갈아엎어 버렸다.

퇴비 냄새를 참지 못한 이해찬 의원 측은 12일과 18일 두 차례 세종시 축산과와 조치원읍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처리가 되지 않았다.

세종시 한 직원은 “시간이 많이 지났고, 퇴비를 뿌린 밭을 이미 갈아엎어서 냄새가 많이 희석돼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퇴비를 뿌리고 늦어도 1주일이면 냄새가 대부분 희석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없자 이 의원은 행정부시장에게 “퇴비 냄새가 심하다”며 직접 전화를 했다.

이 의원의 전화를 받은 행정부시장과 세종시청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이 과정에서 시청 간부들이 수시로 현장에 나갔고 A씨를 만나 해결책 찾기에 바빴다.

세종시청의 요란한 대응에 농민 A씨는 사흘 뒤인 21일에 땅에 뿌린 퇴비 15t을 모두 수거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A씨가 퇴비를 수거한 당일에는 행정부시장까지 현장에 나가 실태를 점검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종시청의 ‘요란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퇴비 냄새 민원은 밭을 갈아엎거나 냄새 제거 약을 뿌리는 선에서 끝나는 데 수거까지 하게 한 것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장에 나간 한 공무원은 “일반적으로 퇴비 냄새 민원을 이렇게 처리하진 않지만, 돼지 분뇨로 만든 퇴비라서 밤이 되면 냄새가 많이 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의 그릇된 특권의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 세종시당은 성명을 내고 “농민의 생계 터전인 농지 근처로 국회의원이 이사를 했다고 퇴비를 수거하면 어떻게 농사를 지을 수 있냐”며 “축산시설 악취로 고생하는 수천명 민원보다 전동면에 거주하는 한 사람의 악취 문제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세종시 행정을 시민들이 어떻게 볼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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