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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해외식당 종업원 잇단 탈북…탈출사례 늘어날 듯

北 해외식당 종업원 잇단 탈북…탈출사례 늘어날 듯

입력 2016-06-01 20:23
업데이트 2016-06-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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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에 따른 식당 경영난 영향…“엘리트층 이탈도 확산 가능성”

북한 내 중산층 이상으로 꼽히는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탈출해 한국행을 선택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는 북한 해외식당의 종업원들이 탈출하는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중국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20명 중 13명이 집단 탈출해 지난 4월 7일 입국한 데 이어 중국 산시(陝西)성 소재 한 북한식당에서 탈출한 여성 종업원 3명이 추가로 탈출해 국내에 들어왔다.

통일부는 “최근 제3국에서 근무하던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입국한 것은 사실”이라며 “입국경로 등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출신성분이 좋고 북한 내에서 중산층 이상인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잇따라 탈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 중국 산시성 소재 북한식당에서 탈출한 여성 종업원 3명은 모두 평양 출신으로, 두 명은 29세, 나머지 한 명은 28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태국 소재 탈북민 수용소에서 한국행을 기다리다 항공편으로 지난달 31일 오후 또는 1일 오전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전후로 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잇따른 탈출은 지난 3월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 북한 해외식당이 경영난을 겪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4월 27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라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외국에 있는 북한 식당 20여 곳이 폐업하거나 영업을 중단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대북제재로 경영난을 겪는 와중에 상납금을 보내라는 본국의 압박이 커지면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은 탈북을 결심하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7일 입국한 탈북 종업원 A씨도 탈북 계기를 묻자 “최근 대북제재가 심해지면서 북한 체제에는 더는 희망이 없다고 보고 희망이 있는 서울로 탈출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민군 고위 장교와 외교관, 외화벌이 일꾼 등 북한 내 엘리트층이 잇달아 탈북하는 것도 ‘김정은 체제’ 불안정성이 커지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탈북해 국내 입국한 정찰총국 출신의 인민군 대좌(우리의 대령)는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군 출신 중 최고위직으로 알려졌다.

재작년에 태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한국으로 망명한 데 이어 작년 5월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도 한국행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회를 계기로 누적된 주민 불만으로 인해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이 앞으로 훼손될 수 있다는 관측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에서 기대와 달리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넘어서는 자신만의 사상을 제시하지 않았고,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휘황한 설계도’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난과 함께 가해지는 ‘속도전’의 피로감으로 주민 불만이 커졌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은 지난달 27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2016 한반도통일 심포지엄’ 패널토론에서 “지금 나타나는 (북한) 해외식당 근로자의 이탈 문제는 점점 심화할 것”이라며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근로자뿐 아니라 북한 핵심 엘리트 계층의 이탈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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