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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피해 서울 떠나요”…아파트 전셋값 46개월 상승

“전세난 피해 서울 떠나요”…아파트 전셋값 46개월 상승

입력 2016-06-01 09:51
업데이트 2016-06-0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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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2년 만에 1억원↑…경기 아파트 매매가격보다 20% 비싸전문가 “계속된 전세난에 ‘탈서울’ 당분간 계속될 것”

회사원 김모(40)씨는 지난 3월 마포구 상암동의 전용면적 59㎡ 전셋집을 떠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 있는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장만해 이사했다.

전셋값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고민하다 3억8천만원짜리 전셋집을 나와 1천만원가량을 보태니 고양에서 더 넓은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

김씨는 “경기도이지만 직장이 있는 마포구로 출퇴근하기 비교적 수월하고 전셋값을 올려줘야 하는 걱정 없이 비슷한 가격에 더 넓은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점에 별 망설임 없이 서울을 떠나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김씨처럼 지난해 서울을 떠나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이주한 이른바 ‘탈서울족’들이 서울을 떠나게 한 주요인은 지독한 전세난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무섭게 상승세를 타고 전세 물건 품귀현상까지 빚으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서울을 떠난 전세 난민들이 집값이 저렴하면서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으로 대거 이탈했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2012년 7월부터 4월까지 46개월 연속 상승했다. 무려 4년 가까이 전셋값이 계속 오른 것이다.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012년 말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53%대에서 2013년 말 61%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70%를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지난 1월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했는데 2013년 9월 3억원을 넘어선 이후 4억원까지 오르는 데 28개월이 걸렸다. 월평균으로는 357만원가량 상승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조사 통계자료를 봐도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4년 4월 3억515만원에서 지난달 4억408만원으로 2년 만에 약 1억원(32.4%) 올랐다.

수년째 전세 물건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매매가에 육박하는 수준이고 이미 전셋값이 매매가의 80%를 넘은 지역도 있다.

지난 4월 서울 성북구 아파트 전셋값은 매매가의 83.9%에 이르렀고 성동구가 81.1%, 구로구가 80.5%로 80%대를 넘겼다.

이렇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가 7.2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에서 겨우 전셋값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의 조사결과, KB국민은행의 작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7천800만원으로, 통계청이 조사한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 연소득 5천263만6천356원의 7.2배 수준이었다.

지난해 강북권의 평균 전셋값은 3억547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가 전세금을 모으는 데 5.8년이 걸리는 반면 강남권의 평균 전셋값은 4억3천886만원으로 8.3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

반면 경기 지역 아파트 전셋값을 모으는 데 필요한 기간은 4.3년으로 강남권의 절반 정도 기간이면 전셋값 장만이 가능해 전세 난민에게 매력적인 피난처가 되는 셈이다.

심지어 경기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보다 낮아 전셋값으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점도 전세 난민의 탈서울을 부추기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서울의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1천262만원인데 비해 경기도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천4만원 정도로 경기도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서울의 전셋값보다 20%가량 낮았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 가격도 3.3㎡당 1천57만원으로 서울의 전셋값보다 낮은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서울의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 난민의 탈서울 현상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내후년까지 서울의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지 않아 전셋값이 당분간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기도는 내년 입주물량이 12만가구로 크게 늘고 경기·인천 아파트 입주도 내년부터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서울을 떠나는 전세 난민의 행렬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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