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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붕괴사고 원인은?…3가지 가능성, 가스통·가스관·구덩이 가스

남양주 붕괴사고 원인은?…3가지 가능성, 가스통·가스관·구덩이 가스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6-01 20:12
업데이트 2016-06-0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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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장에서 일어난 폭발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추가 매몰자를 찾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1일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장에서 일어난 폭발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추가 매몰자를 찾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1일 4명 사망, 10명 부상 등 14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건설현장 사고는 불꽃을 이용해 절단하는 용단작업 과정에서 일어난 폭발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폭발 원인으로는 가스통 밸브가 미리 열렸거나 가스관에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 그리고 이미 구덩이에 차 있던 가스가 터진 것 등 크게 3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가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8월부터 지하철 4호선 연장인 진접선을 건설 중이다. 서울 당고개역에서 남양주 진접에 이르는 15㎞ 구간이다.

이번 사고는 포스코건설이 담당한 진접선 제4공구에 있는 주곡2교 아래서 발생했다.

이곳에서는 진접선 지하 선로 개착에 앞서 주곡2교의 교각을 보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개착 중 교통량이 많은 주곡2교에 금이 가는 등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공사다.

이 작업은 가로 2m, 세로 10m, 깊이 15m 구덩이에 맞게 미리 제작한 구조물을 넣어 교각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날 작업은 구조물을 넣기 전 구덩이 벽면에 튀어나온 철근을 제거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시공사 포스코건설의 협력업체인 ‘매일 ENC’ 직원 17명은 불꽃을 이용해 철근을 절단하는 용단작업을 진행 중이었으며 갑작스러운 폭발로 4명이 숨지고 10명이 2∼3도 화상을 입는 등 부상했다.

시신 수습과 부상자 구조는 1시간 30분만인 이날 오전 9시 5분쯤 종료됐다.

남양주시는 시장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 수습 통합지원본부를, 경기북부경찰청은 남양주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 수습 대책본부를 구성해 지원에 나섰다.

이와 별도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남양주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 60명을 배치했다.

수사본부는 폭발 원인을 3가지 정도로 추정하는 한편, 공사 관계자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작업자들은 지상의 가스통에 연결된 호스를 구덩이 15m 아래로 내려 용단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며 불꽃을 내기 위해 호스에 불을 붙이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수사본부는 폭발 규모로 미뤄 며칠 전부터 계속 용단작업을 한 만큼 호스에 불을 붙이는 순간 구덩이에 차 있던 프로판(LP)가스가 터진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는 “LP가스는 양이 너무 많아도 적어도 폭발하지 않는다”며 “LP가스는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에 가라앉는 만큼 이번 폭발이 이전 작업으로 구덩이에 차 있던 가스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용단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스통 밸브가 미리 열렸거나 호스에 문제가 있어 가스가 새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재난안전기술원은 이번 사고를 철근 조립을 위한 용접작업 중 산소통의 가스가 폭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사고는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고현장을 조사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은 “현장을 지켜본 건설노동자들은 안전 관리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현장이라고 입을 모았다”며 “사고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지키지 않아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인화성 물질의 증기나 가연성가스 등이 산재해 폭발이나 화재 발생이 우려되는 곳에는 통풍·환기구 등을 설치하고 폭발·화재를 미리 감지하는 경보장치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통풍·환기가 불충분한 장소에서 가연성 가스나 산소를 사용하는 금속의 용접·용단·가열 작업때는 가스 호스와 배관 등을 미리 점검해야 하며 가스통과 산소통 등에는 점검표를 달아야 한다.

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 강윤복 조직실장은 “현장 조사와 현장 근로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가스를 이용한 용단 작업인데도 환기구가 설치되지 않았다”며 “가스통을 미리 점검하지 않고 점검표도 없는 등 이번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인재”라고 밝혔다.

수사본부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작업 중이던 서모(52)씨·김모(50)씨·정모(60)씨·윤모(62)씨 등 근로자 4명이 숨졌다.

또 안모(60)씨와 심모(51·중국인)씨 등 근로자 10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 4곳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거나 받고 있다.

폭발 충격으로 상부에 있던 사망자 1명은 바깥으로 튕겨나가 숨졌으며, 지하에 있던 사망자 3명은 15m 아래에 그대로 고립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상자 중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심씨 등 3명은 중상이며, 안씨 등 5명은 오전 중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이들 피해자는 모두 ‘매일 ENC’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직후 포스코건설 측은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한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고를 수습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 측은 피해자와 유족 등에게 충분히 보상하고 산업재해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례위원회 등 피해자 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 보상 문제를 협의하고 협력업체인 매일 ENC와 위로금 지급 여부도 논의할 계획이다.

통상 건설현장 사고에 대한 보상 책임은 관리·감독 소홀 여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수사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재정이 열악한 협력업체에 책임이 있으면 빠른 사고 수습을 위해 원청업체가 우선 보상한 뒤 구상권을 청구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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