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도깨비에겐 꿈이 있다. 옛날처럼 인간들과 사이좋게 어울리는 것. 궁리 끝에 내린 결론은 도깨비답게 단순하다. ‘인간을 닮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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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게 인간 닮은 도깨비 키우기 프로젝트다. ‘낫 놓고 기역자 아는’ 낫도깨비에겐 종이 백 뭉치, 낫 백 자루를 안긴다. 공부가 다인줄 아는 인간을 따라하라고. 얼굴이 다른 도깨비의 반만한 낯도깨비에겐 벌꿀 백 통, 사탕수수 백 단을 던져준다. 외모가 제일인 줄 아는 인간을 닮으라고. 두 도깨비에 견주면 나도깨비는 그야말로 ‘도깨비짓’만 골라 하는 말썽쟁이다. 굳어진 진흙에서 탄생한 나도깨비는 틈만 나면 물에 몸을 물렸다 땅에 뒹굴며 흙투성이가 돼 난장을 피운다.
누가 알았을까. 달개먹음(월식)의 흉흉한 기운을 떨치려 도깨비들이 춤판을 벌이는 사이 낫도깨비와 낯도깨비가 인간 세상으로 도망칠지. 나도깨비가 그들을 잡아올 주인공이 될지. 인간들이 공부 잘하는 낫도깨비보다 외모 현란한 낯도깨비보다 고집쟁이 나도깨비를 더 좋아할지.
대장 도깨비는 혼란스럽지만 아이들은 답을 알아낼 것 같다. 다른 사람의 눈치에 따라 움직이고, 누군가를 따라하고 흉내내는 게 무슨 매력이 있을까.
도깨비는 도깨비답게, 아이는 아이답게, 나는 나답게. 각자가 지닌 가치를 스스로 찾아내는 것도, 빛을 밝히는 것도 자신의 몫일 테다.
우스꽝스러운 도깨비들의 한 판 놀음에 빠져들다 보면 자연스레 체득되는 깨달음이다. 윤석중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한 홍종의 작가의 신작이다. 초등 저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6-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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