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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열차 선로변경 지점서 ‘끼익’ 소리내며 200m 미끄러져

탈선열차 선로변경 지점서 ‘끼익’ 소리내며 200m 미끄러져

입력 2016-04-22 13:33
업데이트 2016-04-2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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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객차들 연쇄충격으로 기관차 선로 밖 튕겨나가 전복

“사고 열차는 선로변경 순간 속도를 줄이지 않아 ‘끼익’ 쇳소리를 내며 탈선하면서 200m를 미끄러진 것으로 보입니다.”

22일 새벽 전남 여수에서 탈선한 무궁화호 열차는 선로변경 과정에서 과속하면서 사고로 이어진 것이라고 현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사고 열차는 전날 오후 10시 45분께 서울 용산역을 출발, 여수엑스포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출발한 지 4시간 이상이 지난 새벽이어서 승객들은 대부분 잠들어 있을 시간이었다.

순천역에 도착했을 때 이 열차는 관제실을 통해 순천역과 성산역 사이에서 선로 기반을 다지기 위한 궤도 자갈 교환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평소에도 선로에서는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 보수작업이나 궤도의 기반 다지기 작업이 야간에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이날도 작업 구간 때문에 관제실에서 유도한 대로 상행선으로 선로를 바꿔 순천역을 출발했다.

이 열차는 순천역에서 10여㎞ 떨어진 공사 현장을 지나 율촌역에서 다시 하행선으로 갈아타야 했다.

이미 선로는 관제실의 조치로 상행선에서 하행선으로 진행하도록 조치가 이뤄진 상태였다.

열차의 속도는 관제실에서 제어하지 못하고 기관사가 직접 조절해야 한다.

선로변경 구간에서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이 열차는 선로를 변경해야 할 순간에도 127㎞의 속도로 달렸다.

코레일 측은 사고 흔적으로 볼 때 선로변경을 할 때에 맞춰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곡선 구간을 지나면서 탈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속도를 줄이지 않은 이유를 두고 기관고장인지, 기관사의 실수인지 규명하는 것이 원인 규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계자는 율촌역과 다음역인 덕양역에서 선로 변환을 할 수 있는데, 기관사가 덕양역을 선로변경 구간으로 착각하고 속도를 줄이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렇지 않다면 시속 127㎞의 속도로 달릴 이유가 없는 ‘원시적인 형태의 사고’라는 것이다.

높은 속도로 선로변경 구간을 지나는 순간 열차는 ‘끼익’ 하는 쇳소리와 함께 차량 탈선이 이뤄졌다.

순식간에 발생한 사고로 차량 객차들이 수십미터를 쓸려가면서 앞부분 기관차가 전차선 기둥을 잇달아 들이받고 선로 밖으로 나뒹굴었다.

이 순간 전차선 기둥과 함께 상부의 전차선도 객차 위를 덮쳤다.

관계자들은 당시 뒷부분의 객차들이 연쇄적으로 앞 객차를 들이받으면서 맨 앞의 기관차는 연쇄적인 충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기관차는 다른 객차보다 상대적으로 큰 연쇄 충격을 받아 선로 밖으로 튕겨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충격으로 기관차에 타고 있던 기관사가 사망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 관계자는 “일종의 블랙박스인 열차 운행정보장치를 분석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선로변경 지점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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