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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신 우유, 알고 보니 ‘원유’는 20퍼센트 뿐?

내가 마신 우유, 알고 보니 ‘원유’는 20퍼센트 뿐?

이선목 기자
입력 2016-04-22 15:47
업데이트 2016-04-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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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원유를 사용해 논란이 된 우유의 성분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환원유를 사용해 논란이 된 우유의 성분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가격이 저렴한 우유를 구매해 성분표를 보니 원유가 30% 밖에 들어있지 않았어요. 이것도 우유 맞나요?”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같은 불만이 제기됐다. 일부 유업체에서 분유를 섞은 가공유를 일반 우유처럼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가공유를 우유인 척 팔고 있는 것 같다”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 같아 껄끄럽다”고 토로했고, 많은 네티즌들이 댓글로 공감을 표했다.
 
이같은 불만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글에서 논란이 제기된 푸르밀 ‘밀크플러스’를 비롯해 삼양식품의 ‘후레쉬우유’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종종 제기된 문제다. 이들 제품이 ‘환원유’를 섞은 가공유를 ‘우유’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환원유란 우유를 건조시킨 탈지분유를 다시 물에 녹이고 유지방 등을 첨가해 우유와 비슷하게 만든 가공유를 말한다. 푸르밀 ‘밀크플러스’에는 원유가 30% 포함됐고 나머지는 환원유다. 삼양식품 ‘후레쉬우유’ 역시 원유는 20%, 환원유가 80% 들어갔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원유가 아닌 가공유를 우유인 것처럼 팔아도 되는 것이냐”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성분 표기에 환원유를 명시했다면 상품명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낙농업계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한국낙농육우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입산 분유를 사용해 환원유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해당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낙농협회는 “해당 업체들이 ‘우유’ 명칭 사용 뿐만 아니라 일반 우유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일반 소비자가 제품 성분표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으면 가공유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 유업체에서 사용한 환원유의 주원료가 수입산 탈지분유라는 점도 논란이다.
 
최근 국내산 우유 재고가 넘쳐 낙농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잇따라 보도됐다. 실제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1050t이었던 분유 재고량은 현재 2만t에 육박한다.
 
그러나 해당 업체들은 국내산 탈지분유보다 25~30% 저렴한 수입산 분유를 사용한 환원유를 첨가했다. 실제 푸르밀 ‘밀크플러스’에 사용된 탈지분유는 ‘수입산’이라고 표기되어 있고, 삼양식품 ‘후레쉬우유’는 네덜란스산 혼합분유(9.1%)를 사용했다.

이선목 인턴기자 tjsah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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