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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 “오바마 대통령 일본에 원폭 투하 사과 말아야”

美 전문가 “오바마 대통령 일본에 원폭 투하 사과 말아야”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4-20 17:36
업데이트 2016-04-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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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위령비에 헌화하는 케리
히로시마 위령비에 헌화하는 케리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가운데)이 11일 현직 미 국무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을 방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다음달 26~2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차 일본을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원자폭탄 투하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해 사과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 투하에 사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미국 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11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 원폭 희생자위령비에 헌화한 것을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이 내달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히로시마를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백악관도 방문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혀 미국 현직 대통령의 최초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은 원폭 투하 결정을 내렸던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외손자와 인터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 투하지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두 도시를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해야 한다는 입장을 부각했다.

그러나 당시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원폭 투하가 불가피했으며, 그 결과 원폭 투하로 발생한 희생자보다 더 많은 인명을 구했다는 미국 주류의 입장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사과는 물론 히로시마 방문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

미국외교정책협회(AFPC)의 로런스 하스 선임연구원은 19일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 기고문에서 “미국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핵무기 사용을 두고 죄책감을 나타내선 안 된다”며 “히로시마(원폭투하) 때문에 사과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지난 13일엔 일본군의 필리핀 침공 때 포로가 됐던 미군과 그 유족들로 구성된 ‘바탄·코레기도르방어미군추모회’(ADBCMS)의 잔 톰슨 회장이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반역사적 책동들(efforts)”을 이유로 히로시마 방문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같은 날 저명 언론인 세스 립스키도 뉴욕포스트 기고문에서 지금까지 그 어떤 미국 대통령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사과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앨 고어 부통령실의 공보국장을 지낸 로런스 하스 연구원은 존 루스 전 주일대사의 말을 인용,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방문을 원하는 것 같다며 논란의 초점은 원폭투하에 대한 사과 여부라고 지적했다.

하스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더라도 사과를 해선 안 된다고 말하고 특히 “원폭이 초래한 참사에 애도(regret)를 표하더라도 원폭을 사용하게 된 요인들에 대한 지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요인들로 그는 “항복을 거부한 야만적인 제국의 권력, 원폭을 사용하지 않고 미군이 일본 본토 상륙전을 벌였을 경우 미, 일 양측의 희생자가 더 많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톰슨 ADBCMS 회장은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의 전제조건으로 “일본 규슈 모지항에 미군 전쟁포로 기념비를 세우는 기공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모지항은 일본군이 미군 전쟁포로들을 가혹한 강제노동에 동원하기 위해 `지옥선‘에 태워 일본 본토로 수송할 때 입항한 항구다.

톰슨 회장은 지난달 3일 미 상·하원 합동청문회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5월 히로시마를 방문한다는 소문이 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든 후임 대통령이든, 먼저 모지항에서 미군 전쟁포로 추념사업 없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한 입장을 나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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