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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사 ‘판비량론’ 미공개 조각, 도쿄에서 발견

원효대사 ‘판비량론’ 미공개 조각, 도쿄에서 발견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4-20 09:01
업데이트 2016-04-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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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오래된 한국인 저술인 신라 원효(元曉· 617~686) 대사의 ‘판비량론(判比量論)’ 미공개 조각이 일본 도쿄에서 발견됐다.

2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지학자인 정재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가 “조각나 흩어져 있어 그동안 학계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던 ‘판비량론’ 단간(斷簡·떨어지고 빠져서 일부만 남은 책) 9행을 도쿄의 개인 소장자에게서 찾았다”며 “오타니대가 소장하고 있는 ‘판비량론’과 동일한 필사본”이라고 밝혔다.

원효가 55세 때인 671년 쓴 ‘판비량론’은 완본(完本)이 전해지지 않으며 전체의 8분의 1 정도만 교토 오타니(大谷)대학에 소장돼 있었다.

고서 수집가인 오치아이 히로시(落合博志) 일본 국문학연구자료관 교수는 “10여년 전 교토의 한 고(古)서점에서 구입했다”고 밝혔다.

새 자료에서도 신라의 구결(口訣)이 적힌 각필(角筆)이 확인됐다. 일본의 가타카나가 신라에서 유래했다는 설을 뒷받침할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필 연구의 권위자인 고바야시 요시노리(小林芳規) 히로시마(廣島)대학 명예교수는 “세 곳 이상의 각필 흔적이 뚜렷이 보인다”며 “각필 문자는 가타카나와 문자 형태와 글자를 만드는 방식이 유사하다. 한자를 축약해 만든 가타카나가 한반도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정재영 교수는 “전체 9행인데 내용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1~5행은 판비량론 제6절의 앞부분이고, 6~9행은 이와 다른 어떤 절의 후반부에 해당한다”며 “서로 다른 부분을 이어 붙여서 만든 것”이라고 했다. “판비량론의 글씨가 워낙 빼어나고 아름답기 때문에 일본에서 관상용 서예첩으로 만들면서 별도의 다른 두 부분을 정교하게 이어 붙여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판비량론’은 671년 원효가 저술하고 나서 오래지 않아 중국과 일본에 전해졌고 일본에는 8세기 중엽 이전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에 전해진 ‘판비량론’ 필사본은 에도시대 말기에 조각조각 나눠진 것으로 추정된다.

1967년 일본 학자인 간다 기이치로(神田喜一郞)가 집안에서 소장해온 필사본을 책으로 출판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판비량론은 원래 1권 25장으로 구성돼 있지만 3장 105행 정도만 남아 있었고, 이후 간다 소장본은 교토 오타니대에서 보관해 왔다. 오타니대 필사본은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며 말미에 나라시대 쇼무(聖武) 일왕(701~756)의 부인 고묘(光明) 왕후(701~760)의 붉은색 사인(私印)이 찍혀 있어 늦어도 8세기 이전에 필사됐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인 승려가 신라에서 베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가 지난 2002년 고바야시 교수가 신라의 언어와 발음이 적힌 각필 흔적을 발견해 신라인이 만든 것임이 확인됐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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