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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종인“安, 여권후보 가능성 배제못해…반기문 경제 몰라”

[단독]김종인“安, 여권후보 가능성 배제못해…반기문 경제 몰라”

입력 2016-04-19 18:26
업데이트 2016-04-1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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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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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9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13 총선 결과와 정치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9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13 총선 결과와 정치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여전히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4·13 총선에서 더민주를 제1당으로 만든 1등 공신이라는 평가 때문인 것 같았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당에 공식적으로 들어온 ‘1월 15일’을 수차례 언급하며 “그 이전으로 돌아가면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차기 당 대표 문제나 대권 등에 대한 질문에는 해석의 여지를 남겼지만, 경제 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손동작이 빨라지며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서울신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국회 더민주 대표실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수도권에서 놀라운 승리를 거뒀다. 김 대표의 공인가.
-수도권에서 흔히 야당이 둘로 쪼개져서 대패할 것이라고 했는데, 수도권 유권자의 의식을 잘못 판단했다. 여당 아니면 야당을 찍어야 하는데 어떤 야당이 모든 것을 대체할 능력을 갖고 있느냐. 제3당은 무시한 것이다. 과거 선거 패턴을 보면 수도권 표심이 대한민국을 바꾸는 역할을 했다. 수권정당을 표방하고 이기면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계속 얘기했다. 이게 어느 정도 먹혔다.
수도권 민심이 정권교체로 이어진다는 것인가.
-지금부터 더민주가 엄청나게 잘해야 한다. 이게 굉장히 뜨거운 것이라 놓칠 수도 있다. 더민주는 1월 15일 이전 모습으로 돌아가면 그 희망도 없다. 더민주의 당선자와 대권을 꿈꾸는 이들이 모두 명심해야 한다.
호남은 완패다.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
-당 전체가 져야 한다. 더민주는 호남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선거도 번번이 패하고, 이 사람들에게 미래가 안 보이니 절망 상태로 갔다. 특정인들이 특정인을 상대로 반감을 고취시켰으니 같이 작용해서 호남 민심이 지금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몇몇 의원은 이번 승리가 김 대표의 공이 아니라며 흔들기도 한다.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한 가지는 얘기할 수 있다. 내가 낭떠러지 떨어지려는 사람을 구출한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여당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은 누가 지어야 하나.
-집권한 사람이 지어야 한다.
부산에서 ‘원조 친노(친노무현)’들이 당선됐고 당내 친노세력이 많이 들어왔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지만, 주류는 친노인가.
-당의 주류가 친노라고 생각하면 또 문제가 생긴다. 그 사람들은 자숙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1월 15일 이전으로 돌아간다.
비대위 구성하면서 중도·비주류로 구성됐다.
-누가 주류이고 비주류인지 모른다. 개별적으로 친한 사람도 없다. 비대위 구성은 선거 끝나기 전에 생각한 사람들이다.
김 대표가 다시 대표를 맡으면 그런 분들 위주로 지도부를 만들려 하나.
-내가 대표를 맡을지 생각한 바가 없다. 비대위로 원 구성과 전대 준비작업을 해야 한다. 그다음 사항은 내 몫이 아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김 대표를 삼고초려할 때 대선까지 당을 이끌어 달라고 했나.
-그렇게 얘기했다.
그에 따르면 김 대표가 계속 대표를 맡는 것이 문 전 대표와의 합의정신에 맞을 텐데.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는 것이지 누가 말한다고 동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에 대해 이렇고 저렇고 말할 이유가 없다. 그것에 대해 개입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본인 말고 당 대표로 이 사람이면 괜찮다는 생각이 있나.
-내가 누구라고 말할 수 없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
3당 체제에서 원내대표로 마음에 두고 있는 분이 있나.
-내 생각에는 3당 체제에서 3당이 협의를 거치는 것이니 기존 원내대표보다 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전문 지식을 갖추고, 협상 능력도 있고, 그다음에 추진력도 있고. 이런 사람이 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국민의당을 과소평가하는 느낌이다.
-38석을 얻었으니 나름 크게 성공한 것이다. 역할을 어떻게 할지에 달렸다.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냐, 여당에 편향된 역할을 할 것이냐. 그에 따라 국민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결정될 것이다. 통일국민당은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대선 출마를 위해 만든 당이었다. 국민의당과 창당 시기 등도 비슷하다. 안철수 대표가 당선되면 그 당이 지속하지만, 낙선되면 당이 존치할까.
그때는 여당에 김영삼이라는 확실한 주자가 있었다. 혹시 안 대표가 여권의 후보가 될 수도 있을까.
-모른다.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는 순간 국민의당은 없어지는 것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을 누가 보필해야 하나.
-여소야대 관계를 잘 관리할 사람이 돼야 한다. 대통령 본인은 물론이고 보필하는 사람들이 여소여대를 잘 이끌고 가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입법과 관련해 청와대가 국회를 어떻게 이끌고 가야 하느냐. 오바마는 여소야대인데 국정을 제대로 끌고 가지 않는가.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인 더민주가 해야 하나.
-당연하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말 잘했더라. (여당이) 의원 꿔오기로 하나를 늘리면 국민의당이 우리 꿔줘서 1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의장의 능력이 앞으로 굉장히 중요하게 됐다. 여당이 쓸데없이 오기로 ‘우리가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럼 부의장 한 자리는 국민의당에 주나.
-그렇게 돼야겠지.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이명박근혜 정권’ 청문회를 얘기했다.
-무슨 의도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나 현직 대통령을 갖고 청문회하는 것은 맞지 않다.
세월호 참사 2년이 됐다. 사회적으로 어떻게 풀어야 하나.
-그것을 정치이슈화해서는 곤란하다. 의결된 세월호법에 모순이 있고 제대로 해결하는 데 장애요인이 있다면 수정할 수 있다.
노동개혁은 노동4법이 남았다. 파견법에는 이견이 없다. 그 정도 처리할 수 있나.
-노동관계법이란 것이 깊이 들어가 보면 그것으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노사가 합의된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한쪽이 반대하는 법을 통과시키면 안 된다. 어떻게 잘 조율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급하게 처리할 일이 아니라는 것인가.
-임기 한 달을 남겨 두고 함부로 처리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20대 국회에서 처리하면 된다.
김부겸 당선자가 20대 국회 시작과 함께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개헌에 동의하나.
-87년 헌법이 30년이 돼 가는데, 별로 효율이 없다. 그러다 보면 한번쯤 권력구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논의는 할 수 있으나 개헌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이 반대하는 게 아니냐.
정부는 조선업계를 구조조정하고 싶어 한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구조조정의 문제다. 경기순환을 가지고 풀 시기는 지났다. 구조조정이 부실기업을 연장하기 위한 그런 구조조정을 하면 안 된다. 대량으로 실업됐을 때 생계대책과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직장으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한 대책을 같이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 도와줄 것인가.
-방안을 구체적으로 발표한 게 없다. 돈을 풀어서 부실기업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것에는 반대한다. 우리가 선례로 삼을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이 경기 순환 과정으로만 하다 보니 빚만 늘어나고, 아무 효과가 없었다. 아베노믹스도 효과 없다.
재벌이 성장해서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간다는 주장에 동의하나.
-동의하지 않는다. 그 사람(재벌)이 힘이 세져서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 됐다. 정치권력이 결국 예속돼 눈치만 보니까 그렇게 됐다. 정치권력이 결국 예속돼 눈치만 보니까 그렇게 된다. 경제민주화는 경제세력으로부터, 정치세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 이후 여당 내 후보가 없다. 다음 여당 후보는 어떤 분이 등장할 것 같나.
-글쎄, 현재 상태로는 보이지 않는다. 남경필 지사나 50대가 후보로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떤가.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려면 사표를 내고 국내 정치에 들어와야 한다. 대한민국 백성이 그렇게 간단한 백성이 아닌데, 그 사람이 한국 실정을 모른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라고 얘기하는데 경제에 대해 조예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김 대표는 “당신이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었다. 문 전 대표를 만났을 때도 그런 말을 했나.
-그런 얘기를 한 적이 한번도 없다. 내가 봤을 때 (문 전 대표가) 무엇을 지향하는 사람인지 모른다. 나와 구체적인 얘기를 해 본 적이 없다. 노 전 대통령과는 여러 번 얘기했다.
내년 대선에서 3당 중 누가 가장 유리하다고 보는가.
-현재 총선을 치른 결과를 살펴보면 더민주가 제일 유리하다.
부인(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과는 어떤 관계인가.
-우리 집사람은 자연과학을 공부했고 교수를 36년 한 사람이다. 그래서 굉장히 치밀하다. 나에게 조언도 가끔 해 주고, 비교적 정확하게 가르쳐 주기도 한다. 더민주에 처음 왜 오게 됐는지를 누가 써 왔는데, 너무 이상하게 써 와서 집 사람이 다시 썼다. 그렇다고 멘토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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