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은 말했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연예인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나, ‘관심병자’ 소리를 들을 만큼 관심을 받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잔인한 사진을 SNS에 올렸을 때. 퍼거슨은 지구 반대편에서 늘 의문의 1승을 거뒀다. 하지만 SNS가 정말 인생의 낭비이기만 할까? SNS가 인생의 낭비만은 아님을 증명하며 퍼거슨으로부터 승리를 거둔 사례를 소개하겠다.
#1. 일본 ‘구호물자 요청’ 사진
일본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 여러 사람들이 모여 회의를 하더니 갑자기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이내 사람들은 접이식 의자를 운동장에 하나 둘 배열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모인 접이식 의자들은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물?빵?휴지달라…운동장의 SOS
“종이(화장지) 빵 물 SOS”
이는 17일 일본의 고쿠후 고등학교 대피소 운동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번 일본의 구마모토현 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쿠후 고등학교로 대피했다. 공식 대피소가 아닌 고쿠호 고등학교에는 생필품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에 사람들은 접이식 의자를 운동장에 배열해 그들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사진으로 담았다. SNS를 통해 이 사진은 빠르게 공유됐고, 이후 고쿠호 고등학교에도 구호물품이 헬기를 통해 무사히 전달될 수 있었다.
#2. 아이스버킷챌린지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동참하는 전현무. 사진-=유튜브 캡처
SNS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기에 딱 좋은 수단이다. 설령 그 사람이 아주 멀리 살더라도 말이다. 미국에서 건너와 2014년 우리의 여름까지도 들썩하게 했던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그 사례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루게릭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시작됐다. 평소 루게릭 환자들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도 이벤트에 참여하며 잠시나마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의 취지보다는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행위 자체가 SNS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를 비난하는 시선들도 생겼다. 하지만 사람들은 곧 본래의 취지를 되새기자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모금과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SNS가 참여 유도뿐만 아니라 토론 광장의 역할도 해낸 사례이기도 하다.
#3. 크림빵 사건
크림빵 뺑소니 사건. YTN
일명 ‘크림빵 사건’으로 불린 트럭 뺑소니 살인 사건에서는 SNS를 이용한 네티즌 수사대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의문의 뺑소니 사건으로 묻힐 뻔 했지만 가족을 위해 크림빵을 사서 퇴근하던 한 가장의 안타까운 사연이 네티즌들의 발빠른 움직임을 만들었다. 한 네티즌이 ‘우리 회사에도 도로변을 촬영하는 CCTV가 있다’는 말을 남긴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피의자는 증거가 있다는 말에 결국 자수를 했고, 사건의 진실은 드러나기 시작했다. 퍼거슨이 SNS에서 의견 공유를 통해 한 사건의 범인까지 잡아낸 것을 알았다면 자신의 발언을 취소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