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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아파트 입주자대표가 뭐기에 부정선거 판치나

유력 아파트 입주자대표가 뭐기에 부정선거 판치나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16-04-19 14:01
업데이트 2016-04-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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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입주자 회장 선거에서 대리투표 등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구 현대) 입주자 회장 선거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부촌’으로 알려진 유명 아파트에서 잇달아 입주자 선거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오현철)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입주자 회장에 출마한 A씨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사건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내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1971년 완공된 이 아파트는 2008년 재건축 추진이 무산된 이후 재개발을 두고 주민 사이에 갈등이 심하다.

 고발장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여의도 시범아파트 입주자 회장 선거에 모두 1101가구가 참여했다.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는 기호 1번 A씨가 541표, 2번 B씨가 546표를 각각 득표해 단 5표 차로 B씨가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무효표 14표였다.

 하지만 A씨는 전체 24개동 중 일부 동에서 B씨에게 몰표가 나온 점을 수상히 여겨 자체적으로 조사했다. A씨는 “7가구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발표된 특정 동을 찾아 투표 여부를 확인했는데 입주민이 부재중이라 확인을 하지 못한 11가구를 제외해도 22곳에서 ‘투표에 불참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한 동에서만 적어도 15가구의 대리투표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관리위원장에게 선거인명부 투표자 날인 여부, 투표소 폐쇄회로(CC)TV 공개 등을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구 현대)에서도 부정선거 의혹이 일면서 주민간에 폭력사태가 일어났다. 입주자 회장 선거에는 4명이 입후보했는데 당선된 주민을 제외한 3명은 재선거를 요구하면서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자 회장 자리를 두고 다투던 전직 입주자 회장의 남편이 새로 당선된 입주자 회장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력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 회장이 관리비 집행 등 막강한 권한을 휘두른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경우 입주자 회장과 관리소장이 운용하는 돈이 연간 80억원에 이른다.

 아파트 입주자 회장은 통상적으로 동대표 가운데 입주민 선거를 거쳐 뽑는다. 입주자 회장은 관리비 집행을 감시하며 아파트 내 각종 공사를 발주한다. 이 중에는 자신의 막강한 권한을 악용해 물품 구입가를 부풀리거나 아는 업체에 물품 구입이나 공사 등을 맡기고 뒷돈을 받아챙기는 경우도 있다.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은 지난달 300가구 이상 전국 아파트 단지를 조사한 결과 5곳 중 1곳꼴로 관리비 회계 부정이 발견됐고, 관련 비리 입건자의 4명 중 3명이 입주자 대표 또는 관리소장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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