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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길거리서 잇단 ‘묻지마 칼부림’…“시민은 불안하다”

등산로·길거리서 잇단 ‘묻지마 칼부림’…“시민은 불안하다”

입력 2016-04-18 09:51
업데이트 2016-04-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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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있음.>>광주 어등산서 60대 등반객 피살…피의자 아침부터 흉기들고 산 배회서울·부산서도 행인 대상 흉기난동…“누구나 피해자 될 수 있어 불안”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길거리나 등산로 쉼터 등에서 아무 이유없이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시민 이모(63)씨가 지난 17일 오후 휴일을 맞아 집 근처 어등산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집에 돌아가려고 하산하던 이씨가 팔각정 쉼터 옆에서 잠시 발걸음의 속도를 늦추고 휴대전화를 확인하던 순간 갑자기 예비군복을 입은 낯선 남성이 이씨 앞을 가로막았다.

김모(49)씨는 길이 20cm가 넘는 흉기를 들고 이씨를 위협하며 “나를 경찰에 신고하려는 것 아니냐”며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고 이씨가 넘어지자 목과 가슴, 등, 허벅지 등을 9차례나 마구잡이로 찔렀다.

당시 근처에 있던 등산객 2명이 이를 목격하고 오후 5시 17분께 경찰에 “예비군복 차림의 남성이 갑자기 이씨를 흉기로 찔렀다”고 신고했지만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산길을 달려 도착했을 때는 이씨는 이미 숨져 있었다.

김씨는 범행 직후 산 정상인 동자봉(해발 154m) 방향으로 달아나며 우연히 마주친 등산객에게 “사람 하나를 죽였다”고 소리치며 또다시 달려들기도 했다.

다행히 이 남성은 1m도 채 안되는 거리에서 휘두른 흉기를 피해 달아났고 김씨는 계속해서 산 위로 도주했다.

경찰은 산 정상부로 1km가량 쫓아가 예비군복 차림에 한손에는 흉기를 들고 있는 김씨를 발견했다.

다가오는 경찰관들에게도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하던 김씨는 경찰관이 쏜 테이저건을 맞고 쓰러져 범행 30여분만인 5시 45분께 살인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6일 가출한 뒤 비닐하우스에서 군복과 흉기를 주워 인근 대학을 돌아다녔고 17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어등산을 배회해 하마터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뻔했다.

경찰은 김씨가 피해자와 별다른 접점이 없고 횡설수설을 반복하는 점, 신경약을 30여년간 복용하다가 지난 1월부터 중단한 점 등을 토대로 ‘묻지마’식 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도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을 대상으로 한 길거리 흉기난동이 잇따랐다.

지난달 21일 서울 성동구의 한 횟집 앞 거리에서는 횟집 주인 A(47)씨가 “빚때문에 경제난에 시달렸고 감옥에 가고 싶었다”며 36.5㎝ 흉기로 B(41)씨와 C(53)씨의 팔과 배를 찔러 부상을 입혔다.

지난달 7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골목길에서는 10대 시절 집단 괴롬힘(왕따)을 당한 후 정신질환에 시달려온 D(22·여)씨가 폐지를 주워 집으로 가던 E(80) 할머니의 어깨를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어등산에서 김씨가 체포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주민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이 오가는 등산로 쉼터에서 범죄가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거리 곳곳에 CCTV도 늘고 세상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묻지마 범죄 소식이 잇따라 들리니 마음 놓고 밖에 다니기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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