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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지진 현장, 아비규환…“마을 전체가 무너져” 비명

에콰도르 지진 현장, 아비규환…“마을 전체가 무너져” 비명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4-18 13:40
업데이트 2016-04-1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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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라도 더…”
“한명이라도 더…” 17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중서부 만타에서 구조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건물이 붕괴돼 잔해 아래 갇혔던 사람을 구출하고 있다.
만타 AFP 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에콰도르 주요 도시의 참혹한 피해 상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전해지면서 빠른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다.

에콰도르 과야킬에 사는 호세 메레길도는 17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상의 종말이 왔다며 이웃 사람들이 모두 비명을 질렀다”고 지진이 강타했을 당시의 참혹한 순간을 떠올렸다.

이번 지진은 전날 해가 진 직후인 오후 6시58분 에콰도르 무이스네 근처에서 발생했다.

규모 7.8의 강진인 데다가 진원이 19.2㎞로 얕아 민가에 큰 충격을 안겼다.

에콰도르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과야킬은 진앙에서 480㎞ 정도나 떨어져 있으나 가옥이 무더기로 붕괴되고 전원이 끊기는 충격을 받았다.

주민들은 매몰된 친구나 가족을 구하기 위해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맨손으로 돌무더기를 파냈다.

메레길도는 “내 생애 최악의 경험”이라고 침울함을 털어놓았다.

마리아 자라미요도 과야킬에서 강진을 겪었다.

그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창문이 처음에 조금 흔들리더니 오래, 점점 강하게 흔들렸다”며 “7층에 있다가 전기가 차단된 상태에서 탈출했는데 거리에는 사람들이 맨발로 불안에 떨고 있었다”고 말했다.

무이스네에서 남쪽으로 300㎞ 밖에 있는 포르토비에조에서도 신음과 통곡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레세데스 토레스는 지진이 발생할 때 가게에서 개 사료를 사고 있었다.

토레스는 “계산대 앞에 있는데 뭔가가 나를 공중으로 잡아 던졌다”며 “그러고는 세상천지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물품이 떨어져 내리고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도 도로가 끊겨 교통이 마비되고 전원이 차단돼 암흑천지가 연출됐다.

토레스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식당이 아코디언처럼 접힌 것을 봤다”며 “전기도 물도 없었고 길도 막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았다”고 설명했다.

진앙에서 가까운 페데르날레스에서는 절망에 가까운 신음이 쏟아지고 있다.

가브리엘 알키바르 페데르날레스 시장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려고 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구조 지원을 촉구했다.

알키바르 시장은 “여기 페데르날레스의 상황은 재앙 그 자체”라며 “집이 무너진 게 아니라 전체 마을이 무너져 황폐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어촌이자 관광마을인 페데르날레스 주민인 알베르토 레이나스는 지진 때 바다에서 배를 몬 덕분에 화를 면했다.

레이나스는 “바다 위에서도 거대한 파도가 닥쳐 배에서 떨어질 뻔했다”며 “마을로 돌아와 보니 집이 돌무더기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인 루이스 키토는 건물 잔해에 갇힌 피해자들을 밤새 도왔다.

키토는 “밤새도록 비명이 들렸다”며 “건물 잔해를 치울 수는 없어 갇힌 생존자들에게 물을 담은 컵을 내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신문 엘 유니베르소에 따르면 파데르날레스에서는 기간시설의 80%가 붕괴돼 5만 5000여 명이 피해를 봤다.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무이스네는 구조의 손길이 닿지 않은 데다가 비양심적인 절도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 주민은 “구조 당국이 없어 무이스네 사람들이 무이스네 사람들을 구하고 있다”며 “가옥 80채가 무너지고 50채가 무너지기 직전이라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양심도 없다”며 “킬트, 이불 같은 것들을 훔치는 사람들을 봤다”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소개했다.

라파엘 코레라 에콰도르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붕괴한 건물에 갇힌 생존자들을 구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나라 전체가 구조에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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