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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소셜커머스 작년 8천억 적자…‘존속 가능성’ 논란

3대 소셜커머스 작년 8천억 적자…‘존속 가능성’ 논란

입력 2016-04-14 18:12
업데이트 2016-04-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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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선점위한 투자” vs “업태 자체 한계”

2010년 전후 ‘구매자가 많이 몰릴수록 가격을 낮춘다’는 개념으로 국내에 등장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 모두 수 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존속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쿠팡·티몬 등 해당 업체들은 “흑자를 목표로 잡으면 낼 수도 있지만, 시장 선점을 위해 인프라에 투자하고 가격 인하 경쟁을 주도하느라 적자를 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전자상거래 업체가 직접 상품을 사거나 골라 판매하는 ‘딜(deal)’ 위주의 소셜커머스 비즈니스 구조 자체가 비효율적이고, 같은 수익 모델만 고집할 경우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쿠팡·티몬 “선제 투자때문에 적자”

14일 쿠팡·티몬·위메프 소셜커머스 3개 회사가 공시를 통해 직접 밝힌 작년 영업손실 규모는 각각 5천470억원, 1천452억원, 1천424억원으로 모두 8천346억원에 이른다.

앞서 2014년 이들 업체의 총 손실액(1천751억원)과 비교해 1년 사이 적자 폭이 네 배 이상으로 크게 불어난 셈이다.

지난해 무려 5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쿠팡(www.coupang.co.kr)은 대규모 손실에 대해 “물류와 로켓배송(직접배송) 등을 위한 선제 투자 비용이 적자의 약 89%를 차지한다”며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적, 계획된 투자”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현재 ‘쿠팡맨’으로 상징되는 ‘직접매입-당일 직접배송’ 서비스를 차별화 무기로 내세워 확대하는 중인데, 그 과정에서 물류센터 건설이나 쿠팡맨 채용 등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 발생한 적자인만큼 영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도 같은 맥락에서 실적 발표 직후 “사실 창업 2년만에 흑자를 달성한 바 있는데, 이에 만족하고 흑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면 중소 인터넷 쇼핑몰로 남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과 고객에 획기적 경험을 주기 위해 다시 도전했고, 앞으로 일정 수준의 고객 경험을 만들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며 ‘계획된 적자’를 강조했다.

쿠팡은 전국 당일 배송을 목표로 현재 14개인 초대형 물류센터를 2016년 16개, 2017년 21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티몬 역시 1천억원대 적자의 배경과 관련, “모바일 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적 마케팅 투자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생필품을 국내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묶음배송·무료반품·바로 환불 등이 가능한 ‘슈퍼마트’ 도입과 항공·숙박·입장권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상품을 원스톱으로 서비스하는 ‘티몬투어’, 시스템 등을 갖추는데 꽤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이들 소셜커머스 업체는 선제적 투자에 따른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매출, 거래액, 방문자 수 등 ‘외형 성장’을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조1천337억5천만원의 매출로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로서는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기존 국내 1위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의 작년 매출 8천억원을 넘어섰다는 주장이지만, 여기에는 직접 비교가 애매한 부분도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G마켓·옥션 등 오픈마켓의 매출은 수수료만을 합한 총액이지만, 쿠팡은 직접 매입한 상품 판매대금을 모두 매출로 잡기 때문이다.

쿠팡 매출에서 직매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이른다.

티몬 역시 작년 매출(1천959억원)이 2014년보다 24% 늘었고, 특히 하반기 거래액의 경우 전반기보다 40%나 많았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 “비용부담 크고 품목 늘리는데 한계”

하지만 소셜커머스 적자가 업태의 구조적 문제에 따른 것이라는 비관적 분석도 있다.

현재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직접 물건을 구매하거나, 사지는 않더라도 상품 기획자가 선택한 상품을 공급자로부터 위탁받아 사이트에 ‘딜’이라는 이름을 걸고 업체 자기 책임 아래 판매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상품을 처음 매입하는데 큰돈이 들고, 항상 재고 부담에 시달려야한다. 사이트 운영주체인 전자상거래 업체가 직접 상품을 팔다보니 각 상품의 소개 페이지도 일일이 비용을 들여 제작해야한다.

여기에 쿠팡의 경우 이른바 ‘쿠팡맨’으로 불리는 배송 인력과 차량, 물류센터 등을 갖추고 ‘직접 배송’까지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같은 전자상거래업체라도 오픈마켓(마켓플레이스)의 경우 사이트 안에서 다수의 판매자와 구매자의 거래를 중개해주고, 그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에 따르고 있다.

기본적으로 오픈마켓 업체는 사이트 공간과 거래 시스템만 제공할 뿐, 상품 소개 페이지나 배송 등은 개별 판매자의 몫이기 때문에 소셜커머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영업이 가능하다.

실례로 현재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G마켓·옥션의 경우 G9까지 포함해 사이트가 3개임에도 인력 규모는 약 3천명에 불과하다.

쿠팡 한 업체의 본사 인력, 쿠팡맨, 물류센터 피커(주문 물품을 담고 포장하는 직원)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각각 2천명, 3천600명, 3천명에 이르는 것과 비교해 엄청난 차이다.

쿠팡맨과 피커의 연평균 급여가 각각 4천만원과 2천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단순 계산해도 물류 관련 인건비에만 한 해 각각 1천500억원과 600억원에 이르는 돈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다양한 상품 구색 측면에서도 딜 형태의 소셜커머스는 약점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상품을 골라 사들이거나 위탁받아 소비자들에게 직접 소개하고 팔기 때문에, 매입 비용 등의 문제로 상품 종류를 크게 늘리기가 어렵다.

이 같은 취급 품목 수의 한계는 특히 온라인·모바일 쇼핑의 킬러 콘텐츠(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핵심 품목)라고 할 수 있는 패션 카테고리에서 치명적이다.

소비자가 소셜커머스 한 곳만 방문해서는 자신이 찾는 스타일의 패션상품을 만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쿠팡맨을 통한 ‘직매입-직배송’을 차별화 무기로 강조하면서도, 쿠팡이 지난해 8월말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서비스를 추가한 것도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의 딜 중심 판매, 특히 쿠팡과 같은 ‘직접 매입-직접 배송’ 영업이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더 ‘소비자 친화적’일 수는 있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오픈마켓 수준까지 품목 수를 늘리고 시장을 키우는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결국 어느 정도 인지도와 단골 고객을 확보한 뒤에는 오픈마켓 등 다른 방식의 영업을 본격적으로 병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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