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지사
대회 후보지인 새만금은 2023 세계 잼버리 개최의 의의를 가장 잘 구현할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바다 위에 만든 새로운 땅으로 우리 국민의 도전 정신과 의지를 보여주고, 이는 스카우트운동의 개척 정신과도 잘 어울린다. 아직 야생의 땅인 만큼 야영 대회인 잼버리 개최에도 최적이다. 현실적으로도 새만금은 매력적이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중국을 발판으로 스카우트 1억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새만금은 중국의 대외 개방 거점인 다롄, 칭다오, 상하이에 인접해 있는 만큼 스카우트의 중국 진출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도 역시 잼버리를 통해 새만금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2023 잼버리를 개최할 경우 5만여 명이 새만금을 방문할 것으로 추산된다. 잼버리는 공항과 도로 등 새만금 발전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을 앞당기게 된다.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전북연구원은 새만금 잼버리 개최로 1000억원 이상의 경제 유발 효과와 1000명 이상의 고용 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적자 논란에 시달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달리 막대한 예산을 쓰지 않고도 세계적인 행사를 치를 수 있다.
현재 잼버리 유치 전망은 안갯속이다. 경쟁국인 폴란드는 잼버리 유치를 위해 이미 국가적 지원에 나선 상태다. 폴란드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이 선두에서 득표 활동을 독려한다. 안제이 두다 현 대통령도 공식 유치 선언과 동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새만금의 홍보 활동은 이제 시작이다. 최근 전북도는 아프리카와 중동을 방문해 새만금 잼버리 유치 의사를 알렸다. 스카우트 지도자들은 새만금의 뛰어난 입지 조건에 만족을 표했다. 101주년을 맞는 대한민국 스카우트연맹의 잼버리 개최 의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공감했다. 뛰어난 유치 조건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에 비해 조직적 홍보와 사회 지도자급의 유치 활동이 부족해 아쉽다.
잼버리 득표 활동은 160여 개 스카우트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회원국은 저마다 6장의 투표권을 갖는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외교전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새만금은 최근에야 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을 받았다. 충분한 재정적, 외교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사유지인 밀밭을 대여해 대회를 치르겠다는 폴란드에 견줘 보면 새만금의 개최 여건은 최고 수준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아 유치 경쟁에서 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다.
개최지는 내년 8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세계총회에서 결정된다. 아직 시간이 있다. 잼버리 결정까지는 1년 4개월이 남았다. 정부의 외교적 지원 등 새만금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북도가 역량과 성원을 결집하고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때다.
2016-04-06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