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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급증…美서브프라임식 위기 ‘경고음’

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급증…美서브프라임식 위기 ‘경고음’

입력 2016-04-04 13:53
업데이트 2016-04-0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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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해 미국 서브프라임식 위기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중소도시 주택재고 해소를 위해 금융기관의 대출확대를 유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더 큰 문제를 잉태한 것이다.

WSJ에 따르면 올들어 중국 주택 구매자들의 계약금 대출이 급증했다. 중국 주택 구매자들은 신규주택 가격의 3분의 1가량을 계약금이라는 명목으로 선불로 내게 돼 있다.

중국 컨설팅회사 잉캔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의 온라인 개인간(P2P) 대출업체들이 한 계약금 대출 규모는 9억2천400만위안(1천637억원)에 달한다. 작년 7월에 비해 6개월 새 3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 4대 은행 중 한 곳의 고위관계자는 “계약금 대출은 즉각 대도시 주택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면서 “자제했어야 할 위험한 관행”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이 미분양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용 완화 정책을 펴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말부터다. 도시 인구유입 급증과 저금리에 따른 주택건설 붐이 불러온 정책이었다.

하지만 계약금 대출과 농촌 출신 노동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대출장벽 낮추기에도 정부가 의도한 곳에 주택구매가 이뤄지기는커녕 대도시 주택 가격만 치솟았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은 브레이크를 걸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주택 당국은 지난달부터 계약금 대출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주택가격이 전년 말보다 57% 급등한 선전과 1년 전보다 3배 이상 폭등한 상하이에서는 계약금 대출을 금지했다.

계약금 대출과 관련한 자료는 개략적으로만 공개돼 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종종 계약금 대출을 제안하고, 은행들은 계약금으로 돌릴 수 있게 주택리모델링 등의 명목으로 대출해준다고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전했다.

계약금 대출 금리는 연 최고 24%에 달한다.

회사원 양쥔(31)씨는 난징에 150만 위안짜리 아파트의 계약금 30%를 마련하기 위해 친구와 가족들에게 돈을 빌렸지만, 10만 위안이 모자랐다. 부동산 개발업자는 그에게 나머지는 대출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WSJ에 “(계약금 대출은) 내 꿈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나같이 많은 젊은 사람들은 융자가 없다면 주택시장에서 방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중국의 가계부채비율이 미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비롯한 경제분석기관들은 중국 주택시장과 연관된 부실대출로 인한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좌우하는 주택시장의 건전성은 세계 경제의 핵심 관심사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자산시장 침체로 수요가 급감해 철강과 구리 가격 급락을 불러오면서 호주부터 잠비아까지 자원수출국에 타격을 입혔다.

컨설팅사 잉캔의 추산에 따르면 작년 P2P 대출업체들의 신규주택담보대출 중 부실대출 비율은 0.19%다. 하지만 여기에는 시중은행이 다른 명목으로 한 계약금 대출이 포함돼 있지 않다.

중국 최대 주택담보대출 기관인 중국건설은행은 작년 중국 주택담보대출 중 무수익여신(NPL) 비율은 0.31%로 전년의 0.21%에 비해 상승했다고 밝혔다. 중국 건설은행의 전체 NPL비율은 작년 1.58%까지 상승했다.

공식자료에 따르면 중국 은행 전체의 부실대출 비율은 작년 말 1.67%로 전년의 1.25%보다 상승했다.

하지만 경제분석가들은 올해 중국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은 8%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5년에 이뤄진 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비우량대출) 중 14.6%가 디폴트가 난 바 있다.

중국 은행권에서는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2월에 중국의 가계부채가 증가해도 감당할 여력이 있다는 발언을 해 대출 광란을 불러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밍장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주택재고를 줄이기 위해 개인에게 빚을 내라고 하는 것은 위험한 실험”이라며 “중국 1선도시들의 자산가격 급등 뒤에는 어마어마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주택담보대출을 키웠다가 단속에 나선 중국 당국의 대응은 주식투자를 부추긴 뒤 나중에 대대적인 단속으로 실패한 작년 8월 중국 증시에 대한 대응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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