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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 설립”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 설립”

입력 2016-04-04 11:01
업데이트 2016-04-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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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공개…“6공 정권 비자금 이동 흔적 아직 안 나와”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4일 노태우 대통령의 장남 재헌 씨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3곳의 유령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설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작업을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명단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6공 정권의 비자금이 조세회피처로 흘러들어 갔을지 주목된다.

노씨는 2012년 5월18일 버진아일랜드에서 3개의 회사를 설립해 주주 겸 이사에 취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 회사 모두 1달러짜리 주식 1주만을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라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3개 회사 이름은 One Asia international(원 아시아 인터내셔널), GCI Asia(쥐 씨 아이 아시아), Luxes international(루제스 인터내셔널)이다.

이 가운데 루제스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의 주주로 노씨와 노씨가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인 GCI Asia가 등재돼 있다.

뉴스타파는 “(이 회사들이) 소유구조를 매우 복잡하게 내놨다”며 “이렇게 중층적으로 설계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노씨는 회사 설립 당시 자신의 주소를 홍콩으로 기재했고 2013년 5월 이사직에서 사퇴했다.

이사직은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첸 카이와 한국인으로 보이는 김정환 씨가 물려받았는데 두 사람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뉴스타파는 이런 점에 견줘 노씨가 설립한 회사는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라고 설명했다.

노씨는 이와 관련, 반박자료를 내고 “중국 사업을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으나 사업진행이 안돼 계좌 개설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씨는 2005년부터 홍콩에 거주했고, 2011년경부터 중국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이번에 거론된 3개의 회사는 그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설립됐으나 초기부터 사업이 무산돼 휴먼상태에 돌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계당국에서 필요하다면 해명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조세회피처나 비자금 등과는 일체 무관하다”고 말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취재 과정에서 “개인적인 사업 목적으로 1달러짜리 회사를 몇 개 설립했지만 이혼 등 여러 가지 사정 때문이었다. 회사를 이용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노씨의 해명을 전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번 자료 가운데 ‘korea’로 검색된 파일은 모두 1만5천여 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 이름 195명이 확인됐다.

노씨는 애초 한국주소지를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195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이름이 노태우 씨의 장남과 동일했기 때문에 자료를 찾다가 생년월일과 사진을 확인한 결과, 노씨와 동일한 인물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6공 정권의 비자금 이동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아들에게도 은닉돼 있지 않았냐는 의혹이 계속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자금의 이동흔적이 나오지 않았다”며 “다만 조세회피처에 1달러짜리 회사를 세운 건 명확하다. 국내 조세당국이나 금융당국의 감시를 벗어나 뭔가를 하려는 목적과 의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는 SK그룹과의 관계도 들여다봤지만, 현재는 관련 가능성을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사위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 국제공조를 통해 한국인 명단을 확보한 뒤 탈세 혐의와 관련 세원이 포착되는 경우 즉각 세무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번 주 중 한두 차례에 걸쳐서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한국인들을 공개할 방침이다.

뉴스타파는 “195명 중에 두자릿수는 신원이 확인됐다”며 “그중에 일부는 해외 사업을 하려고 합법사업을 했다고 소명을 한 경우도 있다. 그런 소명이 적합한지에 대해 자료를 확인하고 나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취재 자료가 된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는 파일 용량만 2.6테라바이트(TB)에 이르며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로 평가된다.

이 자료는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 측에 처음 입수됐고, ICIJ가 ‘파나마 페이퍼스’라고 명명된 프로젝트를 꾸리고 세계 100여개 탐사보도 언론사들과 함께 이 자료를 분석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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