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역대급 조세회피 폭로 ‘파나마 페이퍼스’…“자료만 1천150만건”

역대급 조세회피 폭로 ‘파나마 페이퍼스’…“자료만 1천150만건”

입력 2016-04-04 10:56
업데이트 2016-04-04 10:5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 자료 입수

‘역대급’ 조세회피처 자료 공개는 독일의 한 언론사가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의 내부 문서를 입수한 데서 싹이 텄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파나마 페이퍼스’로 불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프로젝트 작업이 1년간 이뤄졌다.

전·현직 각국 정상을 포함한 거물급 인사들이 연루된 이번 자료 유출로 탈세 등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 독일 언론 첫 입수…‘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 가동

1천150만 건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 유출의 출발점은 쥐트도이체차이퉁이었다.

이 신문은 중미 파나마의 최대 로펌이자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악명높은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에서 유출된 내부자료를 입수했다.

자료에는 1977∼2015년 모색 폰세카가 연계된 조세회피처 관련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입수한 자료는 파일 용량만 2.6테라바이트(TB)에 달할 정도로 방대했다. 2010년 위키리스크가 폭로한 미국의 외교 기밀문서보다 양이 많았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자료의 방대함과 공익 추구 등을 이유로 ICIJ와 협업을 시작했다.

‘파나마 페이퍼스’라는 이름이 붙은 프로젝트가 가동됐고 76개국의 109개 언론사가 참여해 1년가량 작업을 했다.

사상 최대 규모인 조세회피처 자료는 200곳 이상의 국가 및 지역이 연관된 21만4천 개 이상의 페이퍼컴퍼니 정보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각국 정치인과 기업인,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은 모색 폰세카를 이용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파나마 등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ICIJ는 “유출 자료는 매일매일, 그리고 몇십 년간 검은돈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이용해 어떻게 흘러들었는지와 범죄에 이용되고 조세 회피로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줬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ICIJ는 다음 달 초 21만 개가 넘는 페이퍼컴퍼니와 관련된 기업과 인물의 목록을 공개할 예정이다.

◇ ‘역외비밀 도매상’ 모색 폰세카 자료 분석

이번 자료 유출의 진원지인 모색 폰세카는 파나마의 최대 로펌이다.

파나마를 넘어 전 세계 42개국의 해외 사무소에서 직원 600명이 일하고 있다.

모색 폰세카는 기업과 개인에게 조세회피처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도와주며 연간으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자산의 주인을 숨기는 데 사용되는 페이퍼컴퍼니 서비스 외에도 자산 관리도 한다.

가디언은 “모색 폰세카는 페이퍼컴퍼니 서비스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회사로 30만 개 이상의 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색 폰세카는 역외 탈세와 돈세탁 등을 주요 서비스로 하면서 ‘역외비밀의 도매상’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사상 최대 규모인 조세회피처 자료 유출로 모색 폰세카는 당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지만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모색 폰세카는 ICIJ와 미디어 파트너들에게 보낸 답변 자료에서 “불법 행위를 하거나 조장하지 않았다”며 “주주들에게 실소유주의 신원을 숨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고 거짓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색 폰세카의 공동 창업자인 라몬 폰세카는 파나마 TV와의 인터뷰에서 자사를 자동차가 한번 생산되고 나면 책임이 끝나는 ‘자동차 공장’에 비유하며 “만들어 준 페이퍼컴퍼니로 고객이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책임이 로펌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 거물급 인사들 연루…페이퍼컴퍼니 활용 불법 가능성도

사상 최대 규모의 유출인 만큼 연루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현직 각국 정상과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등 스포츠 스타를 비롯한 유명인들이 다수 포함되거나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반(反)부패 사정에 나서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가족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아버지도 이름이 거론됐다.

물론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가디언은 “러시아나 우크라니아에서는 범죄 단체의 급습에 대비해 자산을 해외에 두기도 하고 유산이나 재산 계획에 따라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ICIJ도 모색 폰세카가 관리한 회사들이 모두 불법적인 목적을 지녔다는 증거는 없고 파나마 같은 곳에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고 인정했다.

다만 조세회피처가 탈세나 범죄, 편법 증여 등에 충분히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ICIJ도 모색 폰세카의 고객 중에 피라미드 사기꾼이나 마약 거상, 조세회피범 등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환기했다.

경제전문가인 가브리엘 주크만은 “이번 유출 사건이 역외회사 세계의 위험한 관행과 범죄가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페이퍼컴퍼니의 비밀을 파는 관할 지역과 기관들에 “구체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