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장난전화? 촌스럽게”…만우절 풍경이 달라졌다

“장난전화? 촌스럽게”…만우절 풍경이 달라졌다

입력 2016-04-01 17:38
업데이트 2016-04-01 17:3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경기북부경찰청·경기북부소방본부 허위신고 ‘0건’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4월 1일은 경찰서와 소방서 상황실이 연중 가장 바쁜 날 중 하나였다.

112와 119로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만우절 장난 신고’ 전화벨 소리에 상황실은 ‘비상근무’를 해야 했다.

1964년 4월 1일 한 신문기사에는 ‘상오 10시경 서울남대문서에는 조선호텔 XXX호실에서 외국인 부부가 음독자살했다는 긴급전화 연락이 왔다, 부랴부랴 형사들이 현장에 달려가보니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우스꽝스러운 일화가 소개됐다. 이 기사는 ‘이 밖에도 상오 중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마구 접수되어 달려나가 보니 만우절 피해였던 것만 7건’이라고 전했다.

이랬던 만우절 풍경이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1일 오후 5시 현재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상황실에 접수된 허위·장난 신고는 ‘0건’이었다.

경기북부경찰청과 소방재난본부는 경기북부지역에서 걸려오는 112·119신고를 모두 통합해서 접수하는데, 만우절 장난 전화는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김전수 경기북부소방본부 상황실장은 “요새는 전화 거는 사람의 전화번호도 바로 뜨고 금방 위치확인도 할 수 있으니 만우절이라서 하는 장난전화는 거의 없다”면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만우절이면 애들 장난이 넘쳐났지만, 말 그대로 모두 ‘옛날’ 얘기다”고 전했다.

이날 경찰은 공권력 낭비를 막고자 허위신고자를 추적해 경범죄처벌법 위반이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처벌하고 상습 허위신고자는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강력히 대응한다고 엄포를 놨지만 실제 ‘촌스러운’ 만우절 장난전화로 처벌받는 사례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만우절 하면 빼놓을 수 없었던 학생들의 장난도 이제는 보기 어려운 ‘진풍경’이 됐다.

과거에는 다른 반과 교실을 바꾸거나 거꾸로 앉아있는 등 담임교사를 당황하게 하는 유치한 장난이 인기였다

경기도내 한 중학교 교사인 김모(30·여)씨는 “만우절인 걸 오후 늦게서야 뉴스를 보고 알았다”면서 “내가 어렸을 때는 선생님을 골려주는 장난을 준비했던 것 같은데 요즘 학생들은 여기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우절 장난은 일상 속에서 거의 사라졌고, 기업체의 홍보성 장난 몇 건만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날 오픈마켓 사이트인 ‘G마켓’은 페이스북에서 경쟁업체인 ‘11번가’와 ‘연애중’이라는 표시를 하는 장난을 쳤다. ‘비빔면’이 대표상품인 ‘팔도’에서는 ‘비빔밥’을 출시했다는 가짜 광고를 인터넷에서 공개했다.

이런 국내 풍속도와는 달리 외신들의 만우절 ‘오보’는 사라지지 않고 있어 골탕을 먹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