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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한파] 살을 에는 듯한 추위…인파 사라진 ‘얼음왕국’ 서울

[최강한파] 살을 에는 듯한 추위…인파 사라진 ‘얼음왕국’ 서울

입력 2016-01-24 13:12
업데이트 2016-01-2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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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에 고통”·“콧물 얼 정도”…실내시설 몰리거나 ‘방콕’·배달음식 주문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한파가 몰아친 24일 서울 시내에는 휴일임에도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모습이었다.

강추위를 무릅쓰고 외출한 이들은 목도리와 모자, 마스크, 두터운 외투로 중무장한 채 최대한 실외에 있는 시간을 줄이려 종종걸음으로 내달렸다.

체감 온도가 영하 23.8도까지 내려간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 거리는 평소에 비하면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한산했다.

평소에는 관광객과 노점상으로 인산인해를 이뤄 통행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였지만, 이날은 통행이 수월했다. 아예 펼치지 않은 노점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명동성당 앞의 한 노점상은 “어제도 추워 명동을 찾는 이들이 지난주에 비해 10분의 1에 불과했다”며 “오늘은 어제보다 사람이 더 없어 공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출근을 하던 직장인 이태현(31)씨는 “몰아닥치는 칼바람 때문에 얼굴이 따끔거릴 정도로 괴로워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추워서 배달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일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집에 일찍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근한 날이면 하얀 빙상 위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 스케이트를 타기 어려울 정도인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도 평소보다 이용객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두꺼운 패딩점퍼를 입은 이용객은 다소 둔한 몸짓이었지만 한산한 빙상 위에서 여유롭게 속도를 내며 스케이트를 즐겼다.

스케이트장 관계자는 “강력한 추위 탓인지 지난주 일요일 11시 30분 이용객은 500여명이었지만 이번 주는 100여명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시내 주요 공원이나 산에서도 방문객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였다.

평소 주말 2만5천여명이 찾아 운동하는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는 이날 오가는 사람도 찾기가 어려웠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기온이 떨어져 어제는 평소보다 절반을 조금 넘는 사람들이 공원을 찾았다”며 “오늘은 더 추워져 공원에 출입하는 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원 인근에 사는 윤모(70·여)씨는 “평소 습관대로 운동을 하러 나왔는데 칼바람에 고개를 들기 어렵다”며 “일단 나왔으니 운동장만 몇 바퀴 돌고 빨리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가 말을 잇는 동안에도 희뿌연 입김이 피어나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자전거족이나 데이트족이 몰리는 북악산 팔각정에도 극한의 추위에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인근 주민 임모(35)씨는 “아침에 가볍게 동네 뒷산 마실이나 다녀오려고 집을 나섰는데 콧속에서 콧물이 얼어붙을 만큼 추웠다”며 “강원도 전방에서 군생활할 당시에나 할 법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21일 올겨울 첫 결빙이 관측된 한강에는 두꺼운 얼음이 생겨 시간이 멈춘 듯 강물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한 시민들은 따뜻한 실내로 몰려들었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는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피해 들어온 시민들이 몸을 녹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상호(43)씨는 “아이들이 외출하자고 보채 ‘완전무장’을 하고 밖으로 나섰는데 도저히 버틸 수 없어 실내로 들어오니 그나마 살 만하다”며 “아이들이 원하는 책을 몇 권 사서 최대한 일찍 귀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일찌감치 한파가 예보되자 많은 시민은 아예 외출을 포기하고 따뜻한 집에서 휴일을 보냈다.

박지현(33·여)씨는 “일기예보를 보고 어제 마트에 가서 장을 잔뜩 봐왔다”며 “이런 날 밖에 나가면 고생만 하니 아무 데도 가지 않고 보일러를 뜨끈하게 켜 놓고 드라마를 보면서 쉴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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