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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산 꿀 천연 독성 ‘발암물질’ 범벅

호주산 꿀 천연 독성 ‘발암물질’ 범벅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1-21 23:02
업데이트 2016-01-2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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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물질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 섭취기준 유럽보다 142배 높아

순수 자연산으로 유명한 호주의 식용 꿀이 암 등의 만성질환 발병과 관련된 자연독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위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1일 보도했다.

아일랜드농업식품진흥청과 영국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공동 연구팀이 과학 전문매체 ‘식품 첨가물과 오염물’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주 꿀에서 다른 지역의 꿀에 비해 화학물질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가 더 많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는 벌들이 찾는 분홍바늘꽃 등의 잡초에 포함돼 있는 식물성 독이다.

연구팀은 호주 벌꿀 제품 가운데 5개를 제외한 모든 제품이 자국의 식품 안전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유럽의 기준은 초과했다고 밝혔다. 호주뉴질랜드식품기준청(FSANZ)은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의 안전한 섭취 수준을 유럽 국가보다 약 142배 이상 높게 책정하고 있다. 몸무게 ㎏당 1일 허용치의 경우 유럽은 0.007㎍(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호주는 1㎍이다. FSANZ는 또한 독성 잡초에서 추출한 꿀을 독성이 없는 꿀에 희석해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 영국, 독일 등에서는 희석 방식을 엄격히 금지한다.

지난해 10월 독일 연구팀은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 같은 화학물질에 아주 낮은 수준만 노출되더라도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만성 폐질환이나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호주의 독성학자인 존 에드가 박사도 “이들 화학물질을 조금만 섭취해도 암 발병의 상당한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꿀과 차, 샐러드, 밀가루, 유제품, 허브제품과 같은 식품에서 이들 화학물질의 함유량을 낮추면 전 세계 암 발병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태아와 영아의 경우 장기 손상의 위험이 더 큰 만큼 임신부나 모유 수유 여성은 꿀을 섭취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허브차와 허브의약품 등에서 높게 나타나는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를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FSANZ 측도 최근 1일 허용치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1-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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