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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거래일 ‘검은 월요일’…그 원인은

새해 첫 거래일 ‘검은 월요일’…그 원인은

입력 2016-01-04 15:40
업데이트 2016-01-0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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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증시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패닉 장세를 보였다.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데다 중동발 불안이 확산해 유가가 급등세를 보인 탓이다.

여기에 중국 증시가 거래 첫날 5% 이상 폭락하면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 1시34분(현지시간) 전장보다 6.85% 하락한 3,296.66으로 거래가 중단됐다. 선전 성분지수도 8.16% 떨어진 11,630.94로 거래를 중단했다.

대형주를 모아둔 상하이선전300(CSI300)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하락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이후 낙폭을 재차 확대해 7%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중국의 서킷 브레이커 제도는 CSI300지수가 5% 이상 등락하면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며, 7% 이상 등락할 경우 당일 이후 거래는 완전히 중단된다.

이날 중국 증시의 낙폭 확대는 중동발 위기로 급락한 아시아 증시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닛케이지수는 전장보다 3.06% 하락한 18,450.98로,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2.17% 떨어진 1,918.76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항셍지수와 항셍H 지수도 중국발 쇼크에 각각 2%와 3% 이상 하락했다. 대만증시도 2.68%로 마감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중동발 불안에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자 하락 출발했다.

새해벽두 중동의 이슬람 수니-시아파 양대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내닫고 있다는 소식에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됐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이에 따라 위험자산인 주가는 하락한다. 유가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때 3% 이상 급등했다.

여기에 중국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이날 아시아 증시 급락의 “진앙지는 중국”이라며 “중국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48.9를 밑돌았다. 이는 전월의 48.6보다 낮아진 것으로 경기가 계속 위축세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1일 발표된 중국의 공식 제조업 PMI는 49.7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치인 49.6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인 49.8에는 못 미쳤다.

새해 벽두부터 발표된 중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은 올해에도 중국 경기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 것으로 해석됐다.

일본증권의 마사유키 오타니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이날 지표는 실망스러웠다”라며 “중국의 경기 둔화가 진행되는 중이라는 신호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위안화 가치의 평가절하 추세가 계속 이어지며 중국내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한몫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503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2011년 5월 이후 4년 7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평가절하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역외 위안화 환율도 급등 추세를 보였다.

덩하이칭(鄧海淸) 주저우(九州)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작년 하반기부터 위안화 환율의 추이로 주식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움직임이 생겼다”며 “위안화 평가절하가 자본유출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며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 자체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이재훈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며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라며 “중국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커서 매물이 매물을 불렀을 가능성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중국 증시에서는 오후 1시13분(현지시간) CSI300지수의 5% 이상 하락으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지 15분만에 거래가 재개됐으나 낙폭은 더욱 커지며 7%까지 변동폭이 커지자 다시 10분도 안돼 서킷 브레이커가 재발동됐다.

시장을 안정시키고자 발동된 서킷 브레이커가 심리를 진정시키기보다는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해 공황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여기에 이번 주 8일부터 중국 당국이 지난여름 증시 폭락기에 6개월간 잠정 보류시켰던 상장사 주요 대주주들의 지분 매각이 가능해진 점도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 조치가 1월 8일에 해제되고 올해부터 기업공개(IPO)를 확대하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가까운 시일내에 1조 위안 이상의 자금이 쏟아져나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증시가 폭락하자 상장사 주요 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6개월간 제한한 바 있다.

중국 증시는 앞으로도 성장둔화와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며 변동성과 유동성 위험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활력이 지속적으로 하강세를 보여온 탓에 이를 반영하는 경기지표가 나올 때마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중국 증시는 요동을 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증시가 새해 첫날부터 폭락장을 연출하자 중국 당국이 곧바로 부양책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중국 정부는 자본시장에 유동성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재정정책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공언한 상태다.

이재훈 연구원은 “중국의 PMI가 안 좋고, 경기둔화 우려가 나오면 경기부양 대책이 추후에 따라나왔다”라며 “따라서 이후 시차를 두고 지급준비율 인하나 유동성 공급 등과 같은 대책이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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