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에너지 수확’ 원리 첫 규명
아주 미량의 물로 전기를 만드는 원리를 국내 대학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진동이나 소음, 사람의 움직임, 공장의 폐열, 빛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 수확기술’의 한 종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박혁규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실렸다. 박 교수팀은 물 1g을 두께 3㎜가량의 금속판 사이에 넣어 4~5V의 전기를 발생시켰다. 물과 마주 닿는 고체의 표면에 많은 양의 전하(電荷)가 생성되는데, 여기에 압력을 가하거나 다시 떼는 등의 변화를 주면 전압 차가 생기면서 전기가 발생한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 원리로 소형 발전장치를 만들면 이론적으로는 신발 밑창, 움직이는 팔이나 손목, 쉬지 않고 뛰는 심장 등 사람들의 몸에 부착해 휴대전화 등 소형 전자장치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박 교수는 “현재 상용화를 위한 인체 부착 소형 발전기 모델 연구에 들어갔으며 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부착장치 가격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13-02-14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