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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우디에 리비아 반정부군 무기지원 요청

美, 사우디에 리비아 반정부군 무기지원 요청

입력 2011-03-08 00:00
업데이트 2011-03-0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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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리비아 반군에게 무기를 공수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서방국가의 군사개입 작업이 이미 물밑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사우디에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반정부군에 무기를 공급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사우디 정부는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7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반정부군이 대전차 로켓과 박격포, 지대공 미사일을 필요로 한다는 언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198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과 싸우는 반군을 무장시켜 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응한 바 있다. 더구나 압둘라 국왕은 1년 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로부터 암살 공격을 받아 개인적인 원한도 있다.

미국 대신 사우디가 군수품을 지원한다면 워싱턴은 군사 개입을 부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11일 ‘분노의 날’ 시위를 앞둔 사우디의 시위대 탄압을 비난할 수 없는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군수품은 48시간 내 벵가지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리비아 공군기지나 벵가지 공항을 거쳐야 한다. 미국 내부에서는 존 케리(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과 존 매케인(공화당) 상원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리비아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회담 후 “아랍연맹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지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또다시 중동국을 공격할 때 맞닥뜨릴 수 있는 역풍을 경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 미 국방부의 전략수립가들이 육·해·공을 망라한 옵션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정부 당국자는 NYT에 “전파방해 비행기를 띄우는 것만으로도 리비아 정부와 정부군 간의 통신을 교란할 수 있으며 이런 작전에 대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소탕 작전처럼 훈련을 전담하는 소규모의 특수작전팀을 리비아로 보내는 안이나 반정부군에 줄 무기를 공중 투하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영국의 반정부군 지원설도 나온다. 이날 리비아 현지방송이 공개한 전화통화 녹취에서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이자 현 국가위원회 의장은 영국 정부와 연락을 이어주는 반정부 인사가 “무엇이 필요하냐.”고 묻자, “우리는 경무기가 필요하다. 이집트를 통해 이를 구입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녹취가 진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리비아에서는 도청이 흔하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은 무사 쿠사 리비아 외무장관을 설득해 인도주의적 실사팀을 수도 트리폴리에 보내기로 한 데 이어 7일 리비아 난민 지원을 위해 1억 6000만 달러의 긴급 구호기금 편성을 요청했다. 전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압델리라 알카티브 전 요르단 외무장관을 리비아 사태를 전담하는 특별 대사로 임명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03-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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