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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후폭풍…외교전문 공유체계 개선기류

위키리크스 후폭풍…외교전문 공유체계 개선기류

입력 2010-12-01 00:00
업데이트 2010-12-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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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리크스의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 공개 이후 파문이 이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외교전문 공유체계나 작성방법이 밑바닥부터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외교전문 공유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다 근본적으로 전문을 작성하는 외교관들의 ‘단어 선택’도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美.佛.터키,외교전문 ‘관리’ 나서

 AFP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각) 외교전문 유출이 군에서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추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국방부와의 일부 외교전문 공유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정부부처 간 정보 공유 범위를 확대한 지 9년 만이다.

 익명의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국방부 전산망에서 국무부 전문 정보를 공유.관리하는 방식에 대해 양 부처가 협의 중이라며,정보 접근권한 보유 체계에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도 외교전문 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에 나섰다.

 프랑수아 바루앵 예산장관 겸 정부 대변인은 이날,프랑스가 앞으로 외교전문을 주고받는 방식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외무부 관리들도 자국이 한시적으로 외교전문 관리 시스템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美 외교활동,제한적 영향 전망

 전문가들은 미 외교관들을 대하는 세계 각국 관계자들의 자세가 더 신중해지면서 미국의 외교활동이 다소나마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루크 로고글루 전(前) 미국주재 터키대사는 터키 일간 휴리엣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외교계의 9.11 사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미국이 이번 전문에 언급된 국가들과 심각한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사건이 확실히 무언가를 바꿀 것”이라며 “모두 발언에 신중을 기하면서 외교 방식 자체가 일시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따르면 로널드 뉴먼 전(前)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대사도 앞으로 각국 외교관들이 미국 측과 접촉할 때 상당히 신중을 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남편이 아내에게 장모님 이야기를 했는데,아내가 그 말을 장모에게 옮겼다고 치자.앞으로 남편이 아내와 대화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며,이러한 상황에서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당혹감을 느끼고 대화에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관들,당분간 ‘말조심’할 것”

 외교전문 상의 표현법 자체가 완곡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먼 전 대사는 외교전문 작성에도 일종의 기술이 있는데,이때 중요한 점은 ‘눈에 띄는 제목과 내용 요약’으로 주요 정보를 간단명료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교관들은 자국 정부와 소통할 때 솔직하고 예리하게 내용을 전달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전문에는 이번에 드러난 것처럼 각국 정치인들에 대한 원색적인 단어도 쓰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위키리크스의 이번 폭로로 외교관들은 자신이 작성하는 외교전문에 어떤 단어를 쓰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크리스토퍼 힐 전(前) 이라크주재 미국대사도 자신이 현직에 있었다면 전문을 쓸 때 더 신중해졌을 것이라며 “솔직히 말하면 내가 다음 전문에 무엇을 쓰는가에 (위키리크스 폭로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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