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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쥐덫’ 비밀 깬 위키피디아

소설 ‘쥐덫’ 비밀 깬 위키피디아

입력 2010-09-01 00:00
업데이트 2010-09-0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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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만에 범인공개… 작가유족 비난

60년 가까이 비밀에 부쳐져 온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소설 ‘쥐덫’의 결말이 최근 위키피디아에 공개돼 크리스티 유족의 원성을 사고 있다.

1952년 작품이 연극무대에 처음 오른 이후 줄곧 비밀이 유지됐던 결말 부분의 살인자 이름이 58년 만에 위키피디아에 게재되자 유족은 물론 팬들까지 비난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영국 일간들이 보도했다. ‘쥐덫’은 공연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에게 살인자의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특별주문하는 연극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결말 공개를 꺼려한 작가의 요구로 영국에서는 책 출간 자체가 금지되기도 했다.

크리스티 유족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위키피디아가 비밀을 깨자 영국 공연계도 성토하고 나섰다. 크리스티의 손자인 매튜 프리처드는 “매우 불행한 일”이라면서 연극 제작자와 대응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프리처드는 “추리소설의 살인자가 누군지를 공개하는 것은 관람객들이 공연을 즐길 권리를 뺏는 안타까운 일이며, 할머니가 살아있다면 무척 기분 나빴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위키피디아 측은 살인자 공개는 곧 지식을 공개하는 행위라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위키피디아의 대변인은 “우리의 운영 목표는 지식을 수집하고 보고하는 것이며, 범인을 밝히지 말라는 요구는 독자가 결말을 알 수 있다는 이유로 도서관의 책꽂이에서 책을 치우라는 얘기와 똑같다.”고 맞섰다. ‘쥐덫’의 라이선스 규정에 따르면 작품은 런던 웨스트엔드 이외에서 1년에 한 차례만 공연할 수 있으며 살인자의 정체는 비밀에 부쳐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10-09-0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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