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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재현하자 유족들 오열

범행 재현하자 유족들 오열

입력 2010-07-01 00:00
업데이트 2010-07-0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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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대구에서 발생한 여대생 납치살해사건의 현장검증이 사건 발생 8일만에 실시됐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구 성서경찰서는 1일 형사 3개 팀과 경비인력 등 40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피의자 김모(25)씨가 지난 23일 새벽 대구 수성구 범물동에서 납치한 여대생 이모(26)씨를 같은날 오후 10시께 살해한 경남 거창군 거창읍 당동마을 입구에서 검사 입회 하에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에 흰색 마스크,검은색 모자를 눌러쓴 김씨는 마네킹을 이용,이씨를 살해할 당시의 상황을 태연히 재연했다.

 김씨는 자신의 승용차 뒷좌석에서 먼저 이씨의 목을 끈으로 조르려다 이씨가 완강히 저항하자 발로 목 부위를 마구 눌러 살해하는 장면을 묵묵히 재연했다.

 이씨의 유족들은 김씨가 태연히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하자 오열하면서 김씨에게 거센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씨의 유족들은 “범인의 얼굴을 보여달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 김씨는 이씨의 시신을 뒷좌석에 그대로 두고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긴 뒤 10여㎞ 떨어진 88고속도로로 이동,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이씨의 시신을 5m 아래 낭떠러지로 굴리는 장면을 재연하려 했으나 현장검증 장소가 협소한 고속도로변이어서 김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경찰관이 대신 재연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께 현장검증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이씨의 유족 10여명은 성서경찰서로 몰려와 포승줄에 묶인채 경찰 승합차에 탑승하고 있던 김씨에게 격한 분노를 표출,현장검증을 위해 출발하려던 차량이 제시간에 출발하지 못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살해현장 주변으로 2중 폴리스라인을 설치,취재진과 유족들의 접근을 가로막았고 그나마 이뤄진 현장검증도 서둘러 마쳐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현장 검증에 참여한 한 유족은 “경찰이 수사 부실로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한 데 이어 현장검증까지 부실하게 하고 있다.”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피해자 이씨의 어머니는 이날 현장에서 “사건발생 당일 금품을 요구하는 범인의 협박전화가 걸려온 뒤 집으로 찾아와 대기하고 있던 경찰 간부가 여경을 시켜 술을 사오게하고 내가 술상까지 차려주기도 했다.해당 경찰간부는 소주 2병을 마신 뒤 5시간 동안 코를 골며 잤다.”라고 주장,또다른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에대해 경찰측은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간부가 가족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술을 사오도록해 함께 마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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