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초상’ 곽지균감독 자살

‘젊은 날의 초상’ 곽지균감독 자살

입력 2010-05-26 00:00
수정 2010-05-2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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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없어 괴롭다” 유서… 10년전부터 우울증

‘겨울나그네’, ‘젊은 날의 초상’ 등으로 배창호 감독과 함께 1980~90년대 충무로의 대표적인 멜로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던 곽지균(본명 곽정균) 감독이 25일 대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56세.

영화계에 따르면 곽 감독의 형은 동생이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아 이날 오후 동생의 집을 찾았다가 숨진 곽 감독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곽 감독은 다 탄 연탄 옆에서 숨진 상태였으며 노트북에 “일이 없어 괴롭고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 놨다. 고인의 한 지인은 “곽 감독이 10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 영화를 만들지 못해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임권택, 김수용, 배창호 감독 밑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하다 1986년 최인호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옮긴 ‘겨울 나그네’로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또한 이문열의 소설을 원작 삼아 방황하는 청춘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젊은 날의 초상’이 1991년 대종상 감독상과 최우수작품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 그는 이후에도 최민수, 강수연, 이미숙, 강석우, 배종옥 등 당대 최고 스타들과 함께 작업하는 등 최고 감독의 지위를 놓지 않았다.

하지만 ‘청춘’(2000) 이후 오랜 공백 끝에 내놓은 ‘사랑하니까 괜찮아’(2006)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후 4년 동안 차기작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격세지감을 토로하며 “시대의 감성에 발맞추기 위해 50이 넘은 나이에도 신세대 감각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었다. 고인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빈소는 대전 성심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10-05-2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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