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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되고 싶어요”…불법귀화 천태만상

“한국인 되고 싶어요”…불법귀화 천태만상

입력 2010-01-29 00:00
업데이트 2010-01-2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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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발전과 국가 이미지 제고로 한국으로의 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각종 속임수와 편법 신청 또한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 수사기법을 활용한 관계기관의 철저한 감정 시스템 앞에서 이들의 헛된 꿈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대검찰청 과학수사담당관실과의 협력 시스템을 처음으로 가동한 지난해 친자녀 관계 등이 의심되는 국적취득 신청자 119명에 대해 유전자 감정을 실시한 결과 4건의 허위 신청 사례를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 A씨는 중국 출장 때 알게 된 중국인 여성 B씨와의 사이에서 딸 C양을 먼저 낳고 2008년 뒤늦게 정식 결혼에 골인했다.

 국내에 신혼집을 마련한 A씨 부부는 지난해 4월 C양을 혼인 외 자녀로 신고한 뒤 법무부에 딸에 대한 국적취득신고를 했다.

 그러나 C양 출생 당시 A씨가 중국에 머문 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을 의심한 법무부는 대검에 이들 부녀의 유전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친자녀 관계로 볼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결국 C양은 B씨가 A씨 몰래 한 중국인 남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다른 중국인 여성 G씨는 한국인 남편과의 결혼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중국인 K양을 이혼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라며 귀화를 허가해달라고 신청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낸 서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친자 관계에 의심을 품고 역시 유전자 감정을 의뢰해 G씨와 K양은 모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 귀화허가 신청을 허락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K양 사건에 불법 귀화를 알선하는 전문 브로커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중국인 여성 E씨는 자신을 키워준 한국인 아버지가 사망한 뒤 한국 정부에 국적회복을 신청했다가 다른 한국인 형제들과 부친이 다르다는 유전자 감식 결과가 나오는 바람에 ‘코리안드림’을 포기해야 했다.

 친자가 맞는데도 절차상의 문제로 편법을 동원했다가 귀화 신청이 거부된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중국인 여성 F씨는 귀화 후 중국인인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딸을 한국으로 데려오려다 딸이 중국 호구부(우리나라의 호적등본)에 누락돼 있어 초청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F씨는 자신과 혈연관계가 없는 양녀인 것처럼 거짓으로 서류를 꾸며 귀화 허가를 신청했다가 역시 유전자 검사를 피해가지 못하고 불허 판정을 받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귀화 신청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불법 신청자도 증가했지만 아무리 교묘한 수법이라도 과학적인 심사 기법으로 적발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귀화신청 처리 건수는 허가와 불허를 모두 포함해 2008년 1만8천280명에서 지난해에는 3만4천22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신청자 숫자도 2004년 1만3천533명에서 2005년 2만5천138명으로 껑충 뛴 이후 2006년 2만7천077명, 2007년 2만3천509명, 2008년 2만3천623명으로 2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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