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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MJ 책임론’ 강수 던진 배경

박근혜 ‘MJ 책임론’ 강수 던진 배경

입력 2010-01-18 00:00
업데이트 2010-01-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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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 당론수정 시도 차단위한 강력한 경고메시지?

한나라당 내 세종시 수정 회오리의 한복판에 서있는 박근혜 전 대표가 18일 정몽준(MJ)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바탕으로 한나라당이 당론을 채택할 경우, 정 대표가 번복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책임론’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세종시 수정에 반대한다”는 개인 입장 표명의 수위를 훨씬 넘어서는데다, 구체적으로 책임 주체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종시 정국의 국면 전환까지 몰고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이뤄진 박 전 대표의 세종시 수정 비판은 지금까지의 발언과는 자못 차원이 달랐다.

 그는 정 대표가 최근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중국 고사로 자신의 세종시 입장을 우회 비판한 것을 반박하다가 “불과 얼마 전까지 원안 추진이라는 당론에 변함이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렇게 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해 책임지실 문제”라고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원안 추진이 나라를 위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면 그렇게 공언하고 약속해서는 안되는 것이었고, 소신이나 생각이 변했다면 판단력의 오류 아니겠느냐”며 “이런 식이면 공약한 것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는데,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우선 박 전 대표가 정부의 수정안을 바탕으로 한 한나라당의 당론 채택을 차단하기 위해 당 지도부를 향해 강력한 경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당 대표 시절인 2005년 일부 행정기관의 이전 내용을 담은 당론을 현재의 한나라당 당론으로 인식, 지난 7일 수정안으로 당론을 바꾸는 ‘당론 뒤집기’에는 반대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었다.

 나아가 ‘신뢰정치’에 배치되는 이 같은 당론 변경에 대해 의원총회시 반대표 행사 정도가 아니라, 뒤이어 책임 소재까지 거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친박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책임론에 대해 “말씀 그대로 받아들여달라.덧붙일 필요가 없다.무슨 해석이 필요한가”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일부 친박(친 박근혜) 의원들은 과거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으로 낙인찍혔을때 박 전 대표가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하던 장면을 회고, 그가 현재를 당의 ‘신뢰위기’ 상황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책임론에 공감을 표시했다.

 한 친박 의원은 “그렇게 당을 살려놨는데 세종시 문제로 다시 당이 신뢰를 잃는다면 당대표를 비롯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는가”라며 “책임질 방법은 책임질 주체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의 관심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이 당내 일각의 조기 전당대회 등 지도부 교체 요구를 염두에 두고 행해졌는가로 모아지고 있다.

 만약 그가 세종시 문제를 계기로 적극적인 지도부 교체론을 펼친다면 이는 그의 정치무대 재등장, 나아가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정현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와 연결시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어쨌든 친박계는 이날 발언이 박 전 대표의 세종시 관련 발언 가운데 최고의 강도로서, 정치적 배수진이나 다름없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박 전 대표의 “미생은 죽었지만 귀감이 되고...”라는 ‘미생지신’ 풀이를 놓고 한 의원은 “죽음도 각오하겠다는 자세로 신뢰를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가 전면에 나선 정부의 세종시 드라이브에 당내 비주류로서 맞서기 위해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는 결심을 한 것 같다며 당분간 강공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친박 내부로서는 ‘수정론’, ‘5∼6개부처 이전론’, ‘본회의 무기명투표론’ 등 돌출성 발언을 잠재우면서 전열정비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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