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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닥터] 신장 기증은 또다른 삶 준다

[굿모닝 닥터] 신장 기증은 또다른 삶 준다

입력 2010-01-18 00:00
업데이트 2010-01-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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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 진료실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을 만났다.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오빠에게 신장을 이식해주기 위해 병원을 찾은 여성이었다. 편모 가정에서 어머니도 암 투병 중이어서 오빠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렸는데, 그 오빠마저 신부전을 앓고 있었던 것. 이틀에 한 번씩 혈액투석을 해야만 살 수 있는 오빠의 유일한 희망은 신장이식이었다. 여동생은 자신의 신장을 이식하기로 결심했다. 다행히 이식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돼 수술이 진행됐고, 결과는 기대했던 것처럼 좋았다.

생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신장의 기능이 돌이킬 수 없게 나빠진 상태를 만성 신부전이라고 한다.

이런 환자는 매주 3회 정도 병원을 찾아 혈액투석을 해야 하는데, 시간도 그렇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궁극적인 해법은 신장이식이지만 기증자가 있어야 하고, 거부반응이 없어야 한다. 수술은 이전처럼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만으로도 가능하다. 이 경우 통증도 적고, 입원 기간도 줄며, 미용상 이점도 커 최근 들어 선호도가 높다.

수술 후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거부반응 여부다. 거부반응은 초급성·급성·만성으로 구분되는데, 이식 수술 중이나 수술 후 수시간 내에 거부반응이 생기면 초급성, 이식 후 5일∼6개월 사이에 일어나면 급성, 6개월 이후에 서서히 신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만성 거부반응이 있다. 이런 거부반응을 의료진은 물론 환자와 가족들이 가장 경계한다.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신장이식은 간절한 소망이다. 환자와 그 가정에 큰 행복과 희망을 주는 신장이식은 이제 이슈가 아니라 풍토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마음을 여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이형래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2010-01-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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