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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 출범 한달…얼어붙은 ‘미소’

미소금융 출범 한달…얼어붙은 ‘미소’

입력 2010-01-15 00:00
업데이트 2010-01-1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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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저신용자 저금리 소액대출) 사업이 닻을 올린 지 한 달이 지났다. 혹한 속에서도 한 가닥 빛줄기를 찾으려는 대출 희망자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지원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대출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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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재단 출범 한 달을 맞은 14일 오후 서울 을지로 우리미소금융재단에서 방문객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미소금융재단 출범 한 달을 맞은 14일 오후 서울 을지로 우리미소금융재단에서 방문객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대출상담자 중 실제 대출 0.3% 불과

14일 금융위원회와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지역법인을 방문해 상담을 받은 인원은 총 5872명이다. 이 가운데 신용등급 등을 토대로 대출 가능자로 분류된 사람은 전체의 33%인 1938명이다. 하지만 대출 적격자 중 13일까지 본심사 등을 거쳐 실제 대출을 받은 사람은 전체 상담자의 0.3%인 20명에 불과하다. 대출금 총액도 9800만원에 그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 심사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대출금액이 적은 무등록사업자 대출이 대부분”이라면서 “앞으로 다른 창업자금 대출이 나가면 지원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소금융 대출상품에는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대출 ▲창업 임차자금 대출 ▲시설 개선자금 대출 ▲운영자금 대출 ▲무등록사업자 대출 등이 있다. 대출한도가 500만원인 무등록사업자 대출은 심사기간이 2주일 정도이지만 대출한도가 1000만~5000만원인 나머지 상품은 한 달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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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지나치게 까다로워 ‘발길’ 급감

현장에서는 대출 부진의 원인으로 엄격한 대출 요건을 꼽는다.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신용도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게만 대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창업자금 50% 이상 확보 ▲보유재산 8500만원(대도시는 1억 3500만원) 미만 ▲보유재산 대비 채무액 50% 이하 등의 조건도 충족해야 돈을 빌려줄 수 있다는 조항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사업자 등록 후 2년 이상 영업을 유지해야 운영·시설자금을 대출해 주고, 프랜차이즈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업체 종류를 9개로 한정하고 있는 점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소금융을 통해 대출을 받기 어려운 탓에 지역법인을 찾는 발길도 갈수록 줄고 있다. 실제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우리미소금융재단 상담창구는 업무 마감 2시간 전이지만 방문객 수를 보여주는 번호판에 ‘11’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었다. 한 달 전 미소금융 사업 출범 직후만 해도 하루 평균 방문객이 200명을 넘었던 데 비하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우리미소금융재단 관계자는 “대출 요건에 맞지 않아 되돌아가는 고객이 대부분이라 출범 초기보다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면서 “미소금융 출범 한 달이 됐으니 대출 요건 등을 다시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승유 이사장 “대출기준 등 개선안 검토”

지역법인 확대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달 15일 삼성미소금융재단(경기 수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설립된 미소금융중앙재단 및 기업·은행의 지역법인은 19개에 불과하다. 이 정도로는 저신용·저소득 계층의 창업자금 수요를 충족하기에 역부족이다. 지역법인 19곳 중 12곳이 수도권에 편중된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김승유 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은 “다음달 말까지 2차 지점 선정을 끝내 상반기 중 지역법인 수를 40개 내외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또 “대출 기준에 대한 불만이 많지만 사업 초기에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도 사실”면서 “다음달까지 종합적으로 개선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장세훈 김민희기자 shjang@seoul.co.kr
2010-01-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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