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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금통위 첫 참석…긴장감 팽배

정부 금통위 첫 참석…긴장감 팽배

입력 2010-01-08 00:00
업데이트 2010-01-0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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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1년 만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열석발언권을 행사한 8일,한은에는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금융노조와 한은 직원 20여명은 정문 앞에서 열석발언권 행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고,평소보다 훨씬 많은 취재진이 몰리면서 차량 출입이 어려울 정도였다.

 몇몇 직원들은 출근길에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손뼉을 치면서 ‘응원’하기도 했다.

 곧이어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태운 승용차가 정문에 진입하려 하자 일부 참가자들이 차량을 막아섰고,취재진이 주변을 에워쌌다.하지만 별다른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배경태 한은 노조위원장은 “한은법에 정부의 열석발언권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참석 자체를 저지하지는 않았다”며 “현 총재의 임기 만료가 맞물린 미묘한 시점이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부총재와 잠시 면담한 뒤 금통위에 들어선 허 차관은 금통위원들에게 간단한 인사말을 건네고 이어 입장한 이성태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면서 회의가 시작됐다.

 이날 금통위 회의는 예전과 다름 없는 분위기에서 조용히 진행됐다는 게 회의 참석자들의 전언이다.허 차관도 ‘출구전략’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삼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들은 “허 차관은 ‘처음 참석하니 잘 부탁한다’며 간략히 발언권을 행사했다.회의는 예전과 비슷한 분위기에서 무리없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허 차관의 참석 자체가 따지고 보면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아침에도 상반기에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해석될 만한 언급을 했다.시장에서는 대통령의 거듭된 ‘출구전략 시기상조론’과 허 차관의 금통위 참석 등을 이유로 1분기는 물론 상반기 중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부쩍 늘었다.

 이와 관련,한은 고위 관계자는 “허 차관의 참석 때문에 통화정책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지만 분명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며 “실질적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금통위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 의사결정은 결국 금통위원 7명이 하는 것”이라며 “말보다는 행동으로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KB금융 회장 내정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관치금융 논란’이 정부의 이번 열석발언권 행사를 계기로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사다.

 재정부가 매월 금통위 회의에 차관을 참석시킬 방침이고 금융위원회도 부위원장의 열석발언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게 사실상 중앙은행에 대한 ‘관치’로 비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통위원은 “정부의 열석발언권 행사 자체가 한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데 좋은 방향은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재정부는 차관의 열석발언권 행사가 정책당국 간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일 뿐,한은 통화정책을 간섭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허 차관은 이날 금통위 회의 시작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의 의도가 오해되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독립성은 금통위에 위임돼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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